기름값에 대한 모든 것(2편)

궁금증 2. 기름값, 원가보다 세금 비중이 더 높다고?

지난 글 기름값에 대한 모든 것(1편)”(자세한 내용 여기에서!)에서는 국내 기름값 변화 추세를 국제유가 변화 추세와 비교해 봤습니다. 소비자들은 주유소 기름값이 “내릴 때는 느리적, 올릴 때는 LTE급”으로 변한다고 느꼈지만 실제로는 내려갈 때나 올라갈 때나 국제유가보다 변화폭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은 국제 ‘원유가’보다는 아시아 역내 ‘제품가’에 따라 변한다는 것도 알아봤습니다.

오늘은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단컷용

일반적인 공산품의 소비자가는 ‘공장원가+유통마진+세금’으로 구성됩니다. 공장에서 제품원료와 인건비를 포함해 공장도가격을 정한 후, 도매업자와 소매업자는 자신들의 이윤을 더해 해당 제품을 소비자에게 팝니다. 일반 공산품 소비자가격에는 부가가치세(10%)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일

휘발유나 경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유사는 원유를 수입해 들여온 후 이를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유를 생산합니다. 이는 정유사별 대리점(도매)이나 판매점(소재), 혹은 정유사 직영 주유소를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됩니다. 즉 자동차에 넣는 기름값은 ‘공장원가+유통마진+세금’으로 구성됩니다.

문제는 휘발유나 경유에는 다른 제품과 달리 제품원가나 유통마진보다도 세금 비중이 훨씬 높다는 점입니다. 아래는 한국석유공사가 집계한 2월 둘째주부터 3월 첫째주까지의 주간 휘발유 소비자가 그래프입니다. 이 기간동안 휘발유 소비자가에서 차지하는 세금 비중은 59.2~61.7%에 이릅니다.

재밌는 점은 가격이 쌀수록 세금 비중이 높고, 가격이 비쌀수록 세금비중이 낮다는 점입니다. ℓ당 휘발유 가격이 ‘1416.7원→1447.6원→1469.8원→1489.6원’으로 올라갈 때 세금 비중은 ‘61.7%→60.6%→59.9%→59.2%’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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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석유의존도를 줄이고 환경오염에도 대처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정부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탈석유화’ 정책을 추진합니다. 석유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얘기죠(덕분에 한국은 ‘전기집중화’가 이뤄졌는데 이는 나중에 다시 다뤄보겠습니다).

조세재정연구원 자료를 보면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세금은 6종류에 이릅니다. 11개 에너지원 중 부과되는 세금 항목이 가장 많습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수송용 에너지원인 휘발유, 경유, LPG 등에 다른 에너지원보다 상당히 많은 세금이 부담되고 있지만 에너지 소비량을 보면 수송용 에너지원 소비가 난방 및 전환용, 발전용 소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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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 수입가격 X 관세율(유류 및 가스는 3%의 관세율 적용)

※개별소비세 : 소비수량 X 세율(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475원. 30% 범위에서 탄력세율을 조정할 수 있다.)

개별소비세는 종래의 특별소비세의 명칭을 바꾼 것으로 국민 특히 고소득층의 낭비와 사치생활의 풍조를 억제하고 국민들로 하여금 균형되고 건전한 소비생활을 영위토록 하기 위해 마련된 간접세이다.
<개별소비세 설명 출처 : 이해하기 쉽게 쓴 행정학용어사전, 2010.11.23, 새정보미디어>

※교통 에너지 환경세 : 교통시설 투자재원의 계속적인 확보 및 대중교통의 편의성 증진과 에너지 환경 관련 투자 재원으로 사용. 2015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목적세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475원. 세율의 30% 범위에서 탄력세율을 조정할 수 있다.)

※교육세 : 에너지와 관련된 교육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액 또는 개별 소비 세액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부과되는 부가세.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79.35원)

※주행세 : 교통·에너지·환경세액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부과되는 부가세.

※부가가치세 : 거래가격 X 세율 10%

<에너지 세제에 대한 용어 설명 출처 : 조세재정연구원, ‘에너지 세제 및 공공요금체계 조정의 경제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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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유류세 비중을 낮추면 소비자 후생이 올라가겠죠? 하지만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 계획이 없다고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분이 소비자가에 제대로 반영되어야 한다고 할뿐이죠.

여기에는 유류세가 전체 세수에서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NABO 경제동향&이슈 33호’ 보고서를 보면 2013년 기준 유류 관련 국세 수입은 28조3000억원으로 전체 국세의 14%를 차지했습니다.

더구나 정부의 유류세 수입은 지난해 감소했습니다. 저유가 때문이죠. 지난해 유가 하락에 비해 유류 수입·소비량 증가가 크지 않으면서 유류 관련 국세는 2013년보다 약 1364억원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까지 살펴봤을 때, 유류세가 가격 결정에 있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 약간 변동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이유는 유류세 중 교통세 폐지에 대한 논의 때문인데요. 사실 이 부분은 예전부터 거론되었던 사항이었습니다. 2003년 말 ‘안정적인 투자재원 확보 필요’라는 이유로 폐지 예정이었던 교통세법을 3년 연장하였고, 그 이후 ‘에너지·환경 분야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교통에너지환경세법으로 명칭을 바꿔 다시 3년을 연장했습니다.

이렇게 3년씩 총 4차례 연장을 거듭해, 올해 12월31일 다시 법이 폐지될 예정입니다. 또 다시 연장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으나 지켜봐야 할 이슈 입니다.

유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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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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