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SF작가의 미래상상! 미래의 소서는 어떨까?

2015년 7월 7일, 오늘은 절기상 ‘소서’라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오늘, 미래에는 어떻게 보낼까요? 김진우 SF작가의 미래상상을 통해 100년 뒤 소서,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김진우 작가의 미래상상 ‘소서’ 편 : 환상의 여름 해변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던 리처드는 ‘멋진 여름을 팝니다!’라는 한 호텔의 광고를 보게 됐다. 광고 문구가 맘에 들었다. 그를 비롯해 빌딩 도시에서 살고 있는 2 백만이나 되는 사람들에게 계절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뜨거운 여름이나 눈 내리는 겨울은 오래 된 영화 속에서만 보아 왔던 것이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너무 덥거나 추운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그는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인류가 체험해온 계절을 느껴보고 싶다는 욕구를 갖고 있었다. 그는 회사에 7월 7일부터 시작되는 한 달간의 휴가원을 냈다. 그러자 회사 인공지능인 쫑이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소서(小暑)를 맞아 휴가를 가시네요. 잘 다녀오세요.”

“소서가 뭐지?”

“절기 중 하나로 더위가 시작되는 때를 말합니다. 전엔 소서 날에 과일과 채소가 많이 났고 장마도 시작됐죠. 빌딩 밖으로 나가실 때 이것을 가져가세요.” 쫑의 주둥이에서 자그마한 플라스크가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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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지?”

“날씨 상자예요. ‘소서’인 오늘, 빌딩 밖의 날씨를 볼까요?”

그러자 상자 안에 짙은 구름이 형성됐고 그 밑으로 비가 내렸다.

“멋지네. 가고자 하는 지역의 일기 예보도 이미지로 볼 수 있어요.”

“고마워!”

미래상상 : ‘소서에 무엇을 할까?

다음 날, 열차를 타고 순식간에 호텔로 날아간 그는 체크인을 했다. 광고에서 본 대로 여름을 만끽할 수 있는 멋진 곳이었다. 첫날 자연 속의 여름 해변을 거닐던 그는 비치파라솔 밑에 누운 채 하와이안 웨딩 송을 들으며 칵테일을 들이켰다. 그때 프랑스에 온 미남미녀 커플 에띠엔과 프랑소와즈를 우연히 만났다. 만난 지 100일 됐다는 그들은 둘 다 유머러스한 리처드를 아주 좋아했다. 밤늦게까지 해변에서 술을 마시던 세 사람이 호텔 로비에 들어섰을 때 구릿빛 피부를 가진 젊은 남자가 다가왔다.

“제 이름은 대피입니다. 모험 가이드죠. 내일 아침 호텔 아트리움에서 무인도 해변으로 가는 비행기가 떠납니다. 안 가시겠어요? 거기 가야 진짜 여름을 느낄 수 있어요.” 프랑소와즈가 마치 아이처럼 발을 구르며 가고 싶다고 외쳤다. 남자 둘은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예약을 하자 대피가 물었다.

“여름의 맛은 매운 맛, 보통 맛, 순한 맛이 있습니다. 무얼 택하시겠어요?”

“이게 뭐 요리인가요?”

“뭐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프랑소와즈는 매운 맛을 택했다. 그러자 대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하신 겁니다.”

다음 날 아침 그들은 섬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기내에서 대피가 그들에게 자외선 차단 알약을 제공했다. “이걸 드시면 열대어 제브라피시처럼 자외선 차단 물질이 몸에서 생성됩니다.” 대피는 녹색의 젤이 가득 든 가방을 열며 다시 말했다. “뭐든지 여기 바이오 폴리머 젤에 넣으면 금방 차가워집니다.” 그러면서 거기에 캔 맥주를 가득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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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는 그들에게 안약도 제공했다.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해야죠.”

비행기는 이륙한 후 금방 드넓은 바다로 나갔다. 모두 흥분하여 환호성을 질렀다. 얼마 후 그들은 산호초로 둘러싸인 섬에 도착했다. 눈앞엔 은빛 모래사장과 에메랄드빛의 얕은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바닷물은 너무 투명하여 다니는 물고기들이 다 보였다. 해변에 엄청난 높이의 폭포와 동굴도 있었다. 해변의 나무엔 과일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프랑소와즈가 비키니 차림으로 바다를 향해 뛰어갔다. 리처드는 “지상 낙원이 따로 없네.”라고 외쳤다.

그들은 이틀 간 무인도에서 황홀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섬을 떠나기로 한 날, 그들은 해변에서 야만인처럼 보이는 무리를 만났다. 무섭게 생긴 그들은 활과 창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무인도라더니….” 리처드가 흥분하여 소리쳤다. 그때 어디선가 대피의 목소리가 울렸다. “식인종들이니 어서 피해!”

그들은 해변으로 도망쳤다. 뒤에서 식인종들이 괴성을 지르며 쫓아오고 있었다. 그 와중에 리처드는 바다를 등지고 서 있는 대피를 목격했다. “대피, 비행기는?” 그러자 대피가 말했다. “깜빡 잊고 안 가져왔어요.” 리처드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뭔 소리야!” 세 사람은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바다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 대신 은빛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나타났다. 그제야 리처드는 그 모든 게 가상현실이란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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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럴 수가…. 고글도 안 썼는데.” 그러자 눈앞에 나타난 대피가 안약 통을 흔들며 말했다. “이건 디스플레이 렌즈를 형성시키는 안약!”
리처드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감쪽같이 우릴 속였군. 그런데 난 이런 프로그램을 원하지 않았어.”라고 그가 항의했다. 그러자 프랑소와즈가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매운 맛을 선택했잖아. 에띠엔과 난 여기 무인도 단골 고객이야. 이번엔 친구가 놀라는 모습을 보고 싶었거든.” 그러면서 프랑스 커플은 리처드를 향해 낄낄거렸다. 끝.

김진우 SF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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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AD 3183년생이란 걸 믿어줄래. 난 시간이동과 음악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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