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SF작가의 미래상상! 우리 몸에 착용하는 신기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신기술. 인체에 부착하여 쓸 수 있다면 어떨까요? 스마트를 넘어 혁신적인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지금 바로 김진우 SF작가의 미래상상 글을 읽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먼저 구경해보세요!

집으로

경민은 출근길의 지하철에서 앞사람이 들고 있는 신문을 보다가 잠이 확 깨는 것을 느꼈다. ‘발명 스타 오디션’ 공고였다. 현장에서 발명 과제를 주고 3시간 안에 이에 대한 발명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승자를 가려나가는 토너먼트 방식이었다. 그는 자신이 상금 1 억 원을 거머쥐는 모습을 떠올렸다. 터무니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자신감이 몰려왔다. 그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오디션 일정에 맞춰 휴가를 신청했다.

장영실과 토머스 에디슨을 가장 존경하는 경민은 시골에 살던 어릴 때부터 소문 난 발명 광이었다.

Open minded man with green energy symbol

한강을 건널 수 있는 종이비행기 등 그가 그 동안 발명한 목록은 노트 한 권을 다 채울 정도였다. 그는 공부도 잘해 지방의 유명 과학고에 진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학교 수업엔 별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데만 열중했다. 그 바람에 대학도 가지 못했다. 당시 그의 부모는 큰 실망을 했다. “한 때 천재 소리를 들었던 우리 아들이… 이게 무슨 변고인가!” 그런데 경민은 청년 발명가로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 덕분에 서울에 있는 어느 유수의 중견 기업에 취직할 수 있었다. 그는 그 회사에 다니면서 수많은 특허제품을 개발했다. 퇴근 후엔 집에서 자유롭게 다양한 분야의 발명에 몰두했다. 어느덧 그는 마흔 살이 넘은 노총각이 됐고 부모가 있는 시골을 떠난 지, 또 회사에서 일 한지 20년이 다 돼 가고 있었다. 뭔가 변화가 필요할 때라고 느끼던 즈음 그 오디션 공고를 보게 됐던 것이다.

신기술 경합 현장

생방송 오디션에서 그는 무난히 예선을 통과했다. 준결승에선 ‘빌딩 높이를 순식간에 재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로 단박에 유명인이 됐다. 그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국책연구소 출신의 공 박사였다. 그는 탄탄한 과학적 기초와 놀라운 상상력으로 오디션 초기부터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 결국 경민은 결승에서 공 박사와 맞붙게 되었다. 심사위원들이 낸 결승 과제는 ‘평소 어지럼증 때문에 음식을 만들다가 자주 칼에 손을 베는 한 아줌마를 위한 특별한 선물이었다.’ 3 시간 후에 각자 아이디어를 제출한 두 경쟁자는 무대에 서서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는 순간을 맞게 됐다. 먼저 경민의 아이디어가 공개됐다. 칼날 옆에 두툼한 덮개를 입힌 안전 칼이었다. 심사위원들의 평균 점수는 95점이었다. 아주 높은 점수였다. 그 다음 공 박사의 아이디어가 공개됐다. 그는 그 문제를 완전히 다른 방향에서 접근했다. 베지 않도록 손가락에 특수 코팅 비닐을 씌운다는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비닐은 찢어지는 순간 푸른색의 가짜 피를 토해내면서 베인 상처를 소독하는 기능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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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푸른 피의 주재료는 지혈 작용을 하는 갑오징어의 뼛가루였다. 전광판에 ‘99’라는 숫자가 찍혔다. 1억 원 상금의 주인공은 공 박사였다. 경민에게 돌아온 것은 위로뿐이었다. 더구나 잔뜩 위축된 채 회사에 출근한 날 경민에게 나쁜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입사 동기 3 명 중에서 자신만 승진 명단에서 빠진 것이다.

그날 밤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홀로 술을 마셨다. 그러다가 문득 부모의 모습이 떠올랐고 눈물을 흘렸다. 발명에만 정신이 팔려 부모의 생일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한 불효를 저질러왔다는 후회 때문이었다. 마침 어버이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휴일에 선물을 양손에 쥐고 시골로 내려갔다. 그는 아주 오랜 만에 찾은 부모에게 인사한 후 물었다. “뭐 어려운 게 있으세요?” 한사코 없다고 하던 어머니가 식사를 하는 도중에 이런 말을 했다. “요즘 노인정에서 컴퓨터를 자주 하는데, 외워야 할 비밀번호들이 너무 많아. 어디 써놓고 잊어버리기 일쑤고.” 그리고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 아버지를 가리키며 이런 말도 했다. “아이고, 담배 끊는다 끊는다 하면서 왜 못 끊어!”

몇 주 후 그는 어버이날을 맞아 다시 부모를 찾았다. 어머니는 아들이 또 나타나자 의아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너 혹시 돈 땜에 그러냐. 어디 빚져서.” 아들은 웃으면서 어버이날 선물을 내놓았다. “제가 아이디어를 내서 직접 만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발명품이랍니다.” 먼저 어머니에게 준 선물은, 위험이 닥치면 재빠르게 색깔과 무늬를 바꿀 수 있는 갑오징어의 피부 구조를 본 따서 만든, 팔뚝에 감는 인조피부였다. 착용감이 좋은 그것은 손바닥으로 한 번씩 쓸어 올릴 때마다 펜으로 직접 쓴 문자들을 다시 나타나게 할 수 있는, 마치 TV 스크린과 같은 기능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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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그 인조피부에 온갖 비밀번호를 쓰면서 “이거 너무 편리하고 좋다!”하면서 기뻐했다. 아버지에게 준 선물은 담배를 피울 때마다 연기 형상을 인식해서 살벌한 경고 이미지를 나타나게 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였다. 또 그런 경고를 받으면 콘택트렌즈는 한 동안 마치 로봇의 눈처럼 붉은 빛을 발하게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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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처음에는 그 렌즈를 끼기 싫다고 말했다. 그런데 “제가 수시로 그 렌즈로 아버지와 어머니한테 편지를 보낼 텐데요?”라고 아들이 말하자 그제야 아버지는 그 콘택트렌즈를 착용했다. 그러자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로봇 되기 싫으며 담배 끊어!” 그 후 경민의 그 두 발명품은 언제나 그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 중에서도 항상 맨 윗줄에 올랐다. 발명 후에 가장 보람을 주었던 발명품이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두 발명품이 그를 세계 최고의 발명가 자리에 오르게 했기 때문이다. 끝.

김진우 SF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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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AD 3183년생이란 걸 믿어줄래. 난 시간이동과 음악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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