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용팔이>는 어떻게 20% 넘겼나

최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시청률은 기본적으로 40%대였습니다. <선덕여왕>이니 <넝쿨째 굴러온 당신> 등의 드라마는 4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장안의 화제가 됐었죠. 십수년전엔 <사랑이 뭐길래>나 <첫사랑>처럼 50~60%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안방극장의 시청률 양상은 다소 변했습니다. 정해진 시간대에 TV 모니터 앞에 앉아서 보c는 대신 모바일, DMB, VOD 등 다양한 형태의 시청방식이 생겨나면서 이전과 같은 시청률을 내기는 구조적으로 힘들어졌습니다. 물론 지난해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별에서 온 그대>가 시청률 20%를 넘기도 했습니다만 요즘은 10%대만 나와도 성공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분위기는 많이 변했습니다. 게다가 새롭게 방송하는 대부분의 드라마는 요즘 한자릿대 시청률을 기록합니다. 그래서 최근 방송가에는 ‘시청률 7%’가 흥행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풍문으로 들었소>(SBS), <피노키오>(SBS), <빛나거나 미치거나>(MBC), <킬미힐미>(MBC), <착하지 않은 여자들>(KBS) 등이 최근에 흥행했던 드라마로 꼽히는 대표작인데 시청률은 7~12%대를 기록했던 작품들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참패수준이던 시청률이 성공한 드라마의 기준이 됐다는 것은 분방사수가 사라진 시대에 벌어진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 드라마 한편이 방송가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달 중순 시작한 SBS 드라마 <용팔이> 인데요. 이 드라마는 방송 6회 만에 마의 장벽처럼 여겨졌던 20% 시청률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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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SBS제공 ‘드라마 용팔이’>

도대체 무슨 비결이 있었던걸 가요. 물론 드라마가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무슨 비결이 있을까요. 그 비결이 안다면 모든 드라마가 성공하지 않겠습니까마는, 드라마 <용팔이>를 통해서 나름 비결을 꼽아봤습니다.

드라마 <용팔이> 성공비결 분석 1.
먼저 의학드라마 불패라는 공식을 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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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MBC제공 ‘드라마 하얀거탑’>

지금까지 방송됐던 의학드라마는 대부분 높은 시청률을 얻으며 화제를 모으는데 성공했습니다. 병원의 이야기를 (비교적) 리얼하게 그렸던 원조 의학드라마 <종합병원>부터 이 공식은 거의 지켜졌습니다. <하얀거탑> <뉴하트> <골든타임> <굿닥터> <브레인> <닥터 이방인> 등의 의학드라마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현대극뿐 아니라 <허준> <마의> 등 사극에도 통용됩니다. 케이블채널 OCN에서 방송됐던 <신의 퀴즈>도 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했던 의학수사극이었지요. 예외도 있었습니다. 몇 년 전 방송됐던 <메디컬탑팀>은 의학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참패를 면치 못했던 드문 드라마라는 오명을 안게 됐습니다.

의학드라마가 인기가 높은 것은 극성이 강하고 볼거리를 풍부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죽음과 삶이 오가는 병원은 극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는 드라마틱한 무대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를 바탕으로 화려하고 색다른 볼거리를 던져줌으로써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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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MBC 제공 ‘드라마 골든타임’>

드라마 <용팔이>는 의학드라마이면서도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던져주며 결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으로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배우 주원이 연기하는 드라마 <용팔이> 주인공 김태현은 돈이라면 누구를 치료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속물의사입니다. 조폭들에게 왕진을 가고 불법 진료를 일삼는 그가 재벌의 권력 암투에 휘말리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드라마 <용팔이>를 이끄는 동력인데 이는 꽤 신선한 소재로 보입니다.

드라마 <용팔이> 성공비결 분석 2.
주인공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캐릭터와의 호응도 역시 중요하지요. 김태현을 연기하는 주원은 드라마 <용팔이>에서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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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SBS제공 ‘드라마 용팔이’>

<제빵왕 김탁구>로 데뷔한 그는 이제 연기 경력 5년에 불과한데도 복합다면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김태현이 강제적으로 식물인간 상태가 됐던 재벌 상속녀 한여진을 만나게 되면서 멜로 코드도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여주인공 한여진을 연기하는 김태희는 그 동안 연기력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배우입니다. 톱 클래스의 광고모델로 사랑 받고 있지만 연기에서만큼은 아직도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이 때문에 드라마 <용팔이> 역시 그녀의 출연으로 화제성만큼이나 연기 변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4회까지 그녀는 주로 가사상태로 누워있는 역할을 한 탓에 초기에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다는 점이 좀 씁쓸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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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SBS제공 ‘드라마 용팔이’>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연기자들,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보석 같은 존재들을 발견한 재미도 있습니다. 아쉽지만 드라마 전반부를 장식하고 하차한 뮤지컬배우 출신 배해선의 섬뜩한 연기력은 화면을 압도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2일 방송됐던 9회에선 실망감을 넘어서 당혹했습니다 속도감과 긴장감으로 팽팽하던 드라마는 느닷없는 남녀주인공의 멜로드라마로 늘어지기 시작했지요. 두 주인공 사이에선 케미도 느껴지지 않았고요. 게다가 몰입을 방해할 정도의 과도한 PPL까지. 아니나 다를까 그 회차 시청률은 전회에 비해 3% 포인트나 뚝 떨어졌습니다.

이제 반환점을 돌아선 <용팔이>. 갑작스런 난관을 어떻게 돌파해갈지, 아니면 이 전의 폭발력을 회복해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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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중문화부 차장. 아이돌 편애 쩌는 딴따라 b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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