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위너의 성공비결?

[박경은 기자의 문화 속 혁신]  기획사의 결정권을 대중들과 나누다

얼마 전 데뷔한 신인 아이돌 그룹 ‘위너’(winner)는 요즘 가요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팀입니다. 1년에도 수십 개의 팀이 쏟아져 나오고 하루에도 많은 노래가 쏟아져 나오는 가요시장에서 이들의 활약상은 놀랍습니다. 이달 12일 음원이 발표된 뒤 지금까지 주요 차트 정상을 휩쓸고 각종 음악방송 프로그램에서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신인임에도 해외 아이튠즈에 이들의 앨범이 상위권에 오르며 관심을 받았고요. 이제 막 데뷔한 신인그룹이 웬만한 아이돌 이상의 팬덤과 해외 인지도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수많은 신인 가수들의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위너’가 될 수 있었을까요? 일반적으로 가요 기획사들이 연습생을 데뷔시키기까지는 몇 년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고유의 색깔을 가진 가수를 데뷔시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기획사들의 목표일테지요. 이 과정에서 주요한 의사결정과 판단은 기획사들의 몫입니다. 다들 치열하게 준비하지만 이 중 성공하는 팀은 극소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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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YG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위너는 어떤 점에서 다른 팀들과 차별화됐을까요. 위너를 선보인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과 판단에 대중들을 참여시켰고 그들에게 맡겼습니다. 기획사의 권한을 대중들과 나눈 것이지요. 물론 YG엔터테인먼트라는 국내 최대 유명기획사 중 하나라는 점 역시 중요한 요인입니다. 그렇지만 소위 말하는 대형기획사에서 배출한 신인그룹이 데뷔와 동시에 이런 성과를 낸 것은 유례가 없습니다.

이들의 데뷔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8월 신인남자그룹을 데뷔시키기로 하고 연습생들을 A, B팀으로 나눠 서바이벌 경쟁을 시킵니다. 각종 미션이 주어지고 이를 통해 두 팀은 각자의 음악적 색깔과 실력, 개성 등을 뽐냅니다. 데뷔해도 손색없을 만큼의 출중한 실력과 매력, 여기에 기존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인 빅뱅과 에픽하이, 투애니원 등이 멘토로 참여해 빚어내는 재미까지 더해집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전체가 케이블 채널을 통해 그대로 중계됐습니다. 자연히 많은 시청자들은 팬덤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마지막 방송에서 두 팀 중 어느 팀이 데뷔할지를 결정한 것은 시청자들의 투표였습니다. 이 과정은 시청자들의 팬덤 유입을 가속화했고 기존 팬덤을 공고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요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팬덤입니다. 대중들을 얼마나 팬덤으로 유입하느냐가 관건인 시장에서 위너는 데뷔 전부터 공고한 지지 기반을 얻은 준비된 스타였던 셈입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데뷔가 결정되고 올 8월 정식 데뷔를 할 때까지 10개월간 선배 가수들의 무대에 올라 실전경험을 쌓으면서 팬덤을 확장시키고 다졌습니다.

<사진제공 / YG엔터테인먼트>

재미있는 것은 위너의 데뷔곡 ‘공허해’입니다. 이 곡은 위너와 서바이벌 경쟁을 벌였던 상대팀 리더가 만든 곡입니다. 당시 경쟁에서 탈락했던, 하지만 위너에 뒤지지 않는 팬덤을 확보한 상대팀 리더의 곡을 데뷔곡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두 팀의 재능을 나누고 섞은 이 전략은 탈락한 팀의 존재감도 대중들에게 주지시키는 한편, 위너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 결국 장기적으로 두 팀을 모두 성공시키겠다는 의도일 겁니다. 그리고 이같은 계획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위너의 데뷔과정 지속 가능한 발전을 고민하는 많은 가요 기획사들에게 던져주는 힌트이자 숙제입니다.

 

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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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중문화부 차장. 아이돌 편애 쩌는 딴따라 b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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