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혼자서 에너지를 만들 수 있을까?

에너지를 얻기 위해선 햇빛, 물, 석유 등등 자연의 힘이 필요하죠? 50년이 지난 미래에도 에너지를 얻는 방법도 똑같을까요? 혹시 사람 혼자서 에너지를 만들 순 없을까요? 알쏭달쏭한 미래상상! 지금 바로 확인해보세요.

조엘과 에단

사춘기를 맞은 두 형제 조엘과 에단은 서로 눈에 띄기만 하면 으르렁거렸다. 게다가 둘 다 아주 게을렀다. 두 형제 때문에 늘 걱정하던 어머니는 도시에서 먼 자연캠핑장으로 보름 간 둘을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곳엔 야생 곰도 있다고 들었다. 서로 돕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가기 싫었지만 어머니가 배낭을 하나씩 꾸려주고 집밖으로 떠미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서야 했다. 조엘은 버스를 타고 가면서 또 자연캠핑장에 입장한 후에도 내내 디스플레이 안경을 벗지 않고 게임을 했다.

01디스플레이안경

에단도 디스플레이 안경을 쓰고 기분이 우울해지면 뇌파 수신을 통해 펼쳐지는 신나는 영상을 즐겼다. 그들은 몸만 캠핑장에 있었고 마음은 아직도 도시에 있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두 형제가 갖고 있는 안경의 배터리가 떨어져버렸다. 동생은 놀지 못하게 되자 하루 종일 잠만 잤다. 반면 형은 배터리가 소모될 때를 대비해 준비한 게 있었다. 바로 신발 밑창에 끼는 압전소자 모듈이었다. 그것으로 걸을 때마다 생기는 압력을 전기로 바꿔서 안경을 쓸 수 있었다. 형은 충전을 하느라 펭귄 춤을 추면서 잠만 자는 동생을 나무랐다. “매일 그렇게 나무늘보처럼 잠만 자면 살아있어도 산 게 아니다.”

02펭귄춤

하지만 타고난 ‘귀차니스트’인 형도 얼마 못 가 나무늘보가 돼 버렸다. 몸을 움직이는 게 귀찮아지자 충전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형은 동생에게 말했다. “캠핑장 입구로 가봐. 네 친구 민희가 널 기다리고 있어. 먹을 것을 잔뜩 싸갖고 왔대.” “그걸 형이 어떻게 알아?” “연락을 받았지. 비상용 배터리가 있었거든.” “정말?” 동생은 신이 나서 도보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캠핑장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그곳에 민희는 없었다. “나쁜 놈!”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동생은 돌아올 때는 신발에서 불이 날 정도로 뛰었다. “날 속였어. 가만 두나 봐라.” 돌아온 에단은 형의 멱살을 잡았다. 그때 형은 주머니에서 초콜릿을 꺼내 동생에게 주었다. “날 때릴래, 아니면 이걸 먹을래?” 동생은 씩씩거리다가 결국 초콜릿을 선택했다. 너무 배가 고팠기 때문이다. 초콜릿을 먹고 나서 동생이 텐트 바닥에 눕자 형은 동생의 신발에서 압전소자 모듈을 떼어냈다.

03압전소자모듈

그리고 그것을 안경에 장착했다. 동생은 속은 게 너무 분했지만, 너무 뛰었기 때문에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동생은 스르르 잠에 빠지면서 마음속으로 복수를 다짐했다.

그날 밤, 동생이 잠자는 형의 귓가에 대고 외쳤다. “으악, 형 곰이 나타났어, 곰이! 빨리 도망쳐!” 동생은 텐트 밖으로 나와 계속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놀란 형은 텐트 밖으로 튀어나오나마자 달리기 시작했다. 형은 맨발로 산길을 죽을힘을 다해 달렸다. 동이 틀 무렵 텐트로 돌아온 그는 텐트 안에서 낄낄거리는 동생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그제야 전모를 알아차린 그는 텐트에 들어가자마자 동생의 멱살을 잡았다. “너 이놈, 죽었다!” 그때였다. 텐트 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살그머니 텐트 사이를 열고 밖을 내다본 형은 놀란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진짜 곰이야. 산만한 곰!”

곰은 텐트 주위를 어슬렁거렸다. 동생이 속삭였다. “형, 그 안경으로 여기 안전요원에게 연락해. 번호 알잖아?” 형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배터리…다 썼어. 그렇다고 지금 펭귄 춤을 출 수도 없고… 어쩌지?” 동생은 그 순간 무언가를 떠올렸다. 바로 어머니가 비상시에 열어보라고 배낭에 넣어준 붉은 통이었다. 그는 그 통에서 팔찌처럼 생긴 물건을 발견했다. 물건 겉면에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몸에 부착하면 인체의 에너지원인 ATP에서 나오는 전자들을 이용해 전기를 공급합니다.’

04팔찌

동생이 ‘이게 뭐지?’하는 표정을 짓자 형이 그것을 집어든 후 자기 팔뚝에 끼면서 말했다. “생체전지야.” 형은 디스플레이 안경에 다시 불이 들어오자 마음속으로 위급 신호를 보냈다. “제발, 우리를 살려주세요!”

잠시 후 곰이 텐트를 찢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서로 꼭 부둥켜안았다. “이렇게 죽다니….” 형이 말했다. “에단, 그동안 미안했다.” 동생도 말했다. “형, 나도 미안….” 어느 순간 두 형제와 곰의 눈이 마주쳤다. 두 형제는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 “으악!” 그런데 그 순간 “탕”하는 소리가 울리더니 곰이 고꾸라졌다. 곰의 몸에 꽂힌 덜렁거리는 마취 주사기가 보였다. 잠시 후 안전요원이 잠자는 곰을 차에 싣고 떠난 후 동생이 말했다. “아니, 엄마는 이런 곳에 우리는 보내다니….” 형이 대꾸했다. “이제부터 내 적은 엄마야.” “나도….” 끝.

김진우 SF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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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AD 3183년생이란 걸 믿어줄래. 난 시간이동과 음악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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