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가 바라는 TV 속 BEST 후배?

드라마 <미생>에 빠진 20, 30대 직장인들은 하소연합니다. 오과장 같은 상사가 없다고 말입니다. 함께 일하고 싶지만 현실에는 없는 오과장 때문에 순식간에 수많은 40, 50대 직장 상사들은 도매급으로 ‘꼰대’가 돼 버렸습니다.그렇지만 그들에게도 할 말이 있습니다. 우리도 데리고 일하고 싶은 이상적인 후배가 없는 줄 아느냐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드라마 <미생>,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등 요즘 인기 많은 프로그램에 나오는 캐릭터 중에서 어떤 스타일의 후배와 일하고 싶은지 말입니다. 또 정말 피하고 싶은 부하직원의 유형이 무엇인지도 물었습니다. SK를 비롯해 삼성, LG, 현대차, 포스코 등 주요 기업의 ‘꼰대’들의 답변을 바탕으로 이상적인 후배는 누구인지 살펴봤습니다.

■ 베스트 1. <미생> 김동식대리
후배-김동식2-791
<사진 출처/ tvN 미생 화면 캡처>

합리적이고 모나지 않은 스타일이죠. 위·아래 누구하고도 잘 지냅니다. 의리도 있고 인간성도 좋지요. 조직생활에 적합한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예스맨은 아닙니다.자신의 의견을 적절한 방식으로 상사에게 전달할 줄도 압니다. 드라마에서 보면 상사인 오과장에게 건의도 하고 지적도 하지만 그 방식이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박과장처럼 무례한 상사에게 항의하기도 하지요. 무언가가 결정되면 몸사리지 않고 과감하게 추진하는 배짱도 있습니다. 

■ 베스트 2. <삼시세끼> 임시일꾼 손호준 & 정식 일꾼 택연
Untitled-1
<사진 출처/ tvN 삼시세끼 화면 캡처>

둘 다 겸손한 돌쇠형입니다.어떤 지시든 긍정적으로 대답하고 묵묵히 일하지요. 자발적으로 찾아서 하려는 노력도 보기 좋고요. 이들의 모습은 요즘 젊은이들 같지 않다는 것이 ‘꼰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상사 때문에 속상하고 짜증나는 경우도 많지만 부하 직원 때문에 속 끓이는 경우도 상당하지요. 어떤 분은 “까라면 까는 거는 언감생심 꿈도 안꾼다”면서 “그저 말 끝나기도 전에 ‘안된다’고 고개 젓는 꼴 좀 안봤으면 좋겠다”고 토로하기도 합니다. 말을 해야만 움직인다, 나라면 도저히 못할 말을 저렇게 스스럼없이 내뱉는다, 도대체 어떻게 이 문제가 안 보일 수 있느냐 등등. 시어머니 흉보는 며느리 저리가라일 정도입니다. 어떤 분은 “학원에 익숙한 요즘 젊은 세대를 위해 조직생활 학원이라도 차리고 싶다”고 하네요.

■ 베스트 3. <미생> 안영이
후배-안영이-791
<사진 출처/ tvN 미생 화면 캡처>

다들 한 목소리를 냅니다. 안영이 같은 신입사원은 없다. 그렇지만 현실에 있다면 함께 일해보고 싶은 재목이라고 합니다. 잔머리 쓰지 않고 업무만 직시하는 쿨한 태도가 좋다고 합니다.

■ 워스트 1. <미생> 섬유팀 성대리
후배-성대리2-791
<사진 출처/ tvN 미생 화면 캡처>

공통적으로 뽑은 최악의 직원입니다. 업적 포장, 후배 공 가로채기, 잘못 떠넘기기. 조직을 망치는 3종 제트를 고루 갖추고 있는 ‘인재’입니다. 그렇지만 수단·방법 안 가리고 눈 앞에 반짝 성과를 내는 스타일이라 부하직원으로 두면 상사 입장에선 편한 점도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손에 흙탕물 묻히기 싫은 상사 입장에선 자칫 유혹을 느낄 수도 있으니까요. 어쨌든 건강한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솎아내져야 할 유형이라는데는 모두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 워스트 2. <미생> 장그래
후배-장그래-791
<사진 출처/ tvN 미생 화면 캡처>

워스트 2위를 차지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의외로 장그래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꼽은 상사는 소수에 불과했습니다.부담스럽다는 것이 그 이유네요. 장그래의 스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추진하는 방식과 성격 등을 놓고 봤을 때 그렇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대기업은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조직이지요. 그런데 상사 입장에선 장그래식의 파격을 선뜻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잘 되면 다행스러운 것이지만 많은 상사들은 경험상 장그래 같은 스타일이 조직 내 불화를 만들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하네요. 눈치가 없고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이 오버스러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창의적인 부분은 물론 잘 살려야 할 장점입니다. 드라마 속 오과장 같은 상사를 만나기만 한다면 장그래의 특장점은 극대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지적했지요. 현실적으로 오과장같은 상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뭔가 씁쓸해집니다.

박경은 기자

|

경향신문 대중문화부 차장. 아이돌 편애 쩌는 딴따라 b급 기자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