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격구조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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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석유가격에 대한 기사들.

일상 생활에서 석유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인 만큼, 석유 가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여러분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드리기 위해 여러분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혹은 잘못 알려진 석유가격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석유가격, 여러분은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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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유제품가격은 국제 원유가격이 아닌 국제 석유제품가격과 원/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결정됩니다. 여기서 ‘국제 석유제품가격’이란 ‘싱가포르 현물시장 제품가격(MOPS, Means of Platt’s Singapore)’을 의미합니다. 석유제품 가격의 세계적 기준이 되는 국제제품가격은 미국의 NYMEX, 영국의 ICE, 싱가포르의 MOPS를 통해 결정이 됩니다. SK에너지는 이 가운데 싱가포르의 MOPS를 공급가격의 지표로 삼고 있습니다.

위와 같이 MOPS를 기준으로 채택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석유제품의 근본적인 특성이 ‘연산품’이라는데 기인합니다. 연산품이란, ‘같은 원료를 같은 공정으로 가공했을 때 주종 관계가 없으면서 종류가 다른 2가지 이상의 생산품’을 말합니다. 즉, 석유제품은 원유라는 동일한 원료를 동일한 공정으로 가공하여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종류가 다른 각각의 제품들이 연쇄적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특정제품만을 생산할 수 없는 연산품에 해당됩니다. 일반적으로 생산품의 종류가 많은 연산품일수록 원가를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좀더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소고기로 예를 들어볼까요? 축산업자가 소 한 마리를 키울 때 1,000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가정하고, 그 소를 도축하여 등심, 목심, 안심과 같은 각각의 부위를 소비자에게 판매한다고 했을 때, 각각의 부위별 생산비용을 계산할 수 있을까요? 시장에서 등심이 목심보다 비싼 이유는 생산 비용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기 때문입니다. 즉, 부위별 원가가 아닌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석유제품도 이와 같아서 유종별 원가를 산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이에 대한 적성성을 평가하고자 하여도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우리나라 석유시장이 대외적으로 개방되어 있어 수출입이 자유롭기 때문에 원유가격 기준으로 할 경우 국제제품시장과의 괴리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국제제품가격으로 거래되는 수출시장과 내수시장 간의 이중가격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시장논리에 따라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 시장으로 공급량이 집중되고 일시적으로는 국가적인 수급혼란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수출입이 자유화된 국내시장에 가장 적절한 가격결정방식은 국제제품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수출입이 개방된 국가의 정유사는 국제제품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산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제품가격 기준 방식의 일반적인 특징은 원유가격 상승 시 국제제품가격은 원유가격보다 더 급하게 상승하여 정유사의 수익성이 호전되고, 원유가격 하락 시 국제제품가격은 더 급하게 하락하여 정유사 손실이 커진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정유사는 국제제품가격에 따라 수익이 좌우되기도 합니다. 특히, 2012년 2분기, SK에너지는 분기 사상 최대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 및 석유제품가격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 등으로 최악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반대로 이득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국제제품가격 때문에 수익구조가 흔들리는 리스크를 고려하면 이익과 손실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사업이 바로 정유사업입니다.

 

분기 사상 최대 매출, 그러나 최대 영업손실 기록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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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석유제품가격은 앞서 말씀드린 국제제품가격에 각종 세금 및 시장경쟁 상황 등이 반영되어 책정됩니다. 휘발유 가격을 예로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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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국제 휘발유 가격에 연동되어 있지만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기 때문에 환율의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국제 휘발유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경우 국내 휘발유 판매 가격이 오를 수 있습니다. 즉, 환율 상승이 국내 휘발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국제 휘발유 가격 하락의 영향보다 클 경우, 국내 정유사의 휘발유 판매 가격은 상승하게 되는 것입니다.

석유에 부과되는 세금 및 부과금은 여러 가지 입니다. 이를 통하여 석유로부터 거둬들이는 세수는 2006년 기준 약 21조원으로 추산되며, 이는 국세 총액의 단일 품목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에너지 소비 중 석유비중은 약 43%에 불과하지만, 석유류에 부가되는 세금은 전체 에너지에 부과되는 세금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제품가격 및 세금 등 고정비용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으며, 주유소 운영자의 운영비용, 시장경쟁상황 등을 반영해 얻는 마진을 제하면 실제 정유사의 리터 당 마진은 매우 낮습니다.

 

[인포그래픽] SK Energy & 20.48원 (링크)

 

국내 정유사의 이익수준은 국내 유사 제조업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2011년 정유사 영업이익률은 3.6%로, 포스코(11.1%), 삼성전자(9.7%), 현대차(11.2%) 등 주요기업에 비해 매우 낮은 편에 속합니다.

이처럼 정유사의 영업이익이 낮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치열한 내수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어 구조적으로 이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각 정유사는 국제적인 가격/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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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세금이나 유통구조가 달라서 객관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정유사가 공급하는 세전 가격을 비교해보면 다른 OECD 국가와의 차이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아래 표를 함께 보실까요?

 

휘발유 (세전, 가격단위 원)
순위 국가 가격 순위 국가 가격
1 일본 1,234 13 핀란드 1,125
2 덴마크 1,198 14 헝가리 1,116
3 뉴질랜드 1,181 15 네덜란드 1,111
4 스페인 1,163 16 프랑스 1,087
5 이탈리아 1,160 17 대한민국 1,083
6 독일 1,158 18 체코 1,077
7 그리스 1,147 19 폴란드 1,071
8 포르투갈 1,144 20 슬로바키아 1,062
9 스웨덴 1,141 21 오스트리아 1,052
10 룩셈부르크 1,138 22 캐나다 1,041
11 벨기에 1,130 23 아일랜드 1,038
12 미국 1,126 24 영국 1,008
OECD 평균 1,116

 

경유 (세전, 가격단위 원)
순위 국가 가격 순위 국가 가격
1 일본 1,299 13 벨기에 1,159
2 그리스 1,236 14 체코 1,146
3 스웨덴 1,228 15 슬로바키아 1,141
4 뉴질랜드 1,216 16 네덜란드 1,139
5 포르투갈 1,207 17 대한민국 1,134
6 독일 1,194 18 미국 1,126
7 덴마크 1,193 19 폴란드 1,118
8 스페인 1,190 20 프랑스 1,108
9 이탈리아 1,187 21 오스트리아 1,103
10 헝가리 1,169 22 아일랜드 1,093
11 핀란드 1,169 23 캐나다 1,092
12 룩셈부르크 1,161 24 영국 1,084
OECD 평균 1,164

▲ 상기한 휘발유, 경유 세전 가격은 2012년 8월 27일 기준이며,
유럽 EU 집행위원회, 일본 석유정보센터, 캐나다 천연자원부, 뉴질랜드 경제개발부,
한국 석유공사, 미국에너지정보센터의 정보를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국내 휘발유, 경유의 세전 가격은 모두 17위로 높지 않은 편이며, 동일한 역내에 있는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 보다 더 많은 수의 정유사와 정유시설을 소유하고 있지만 가격이 더 높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 가격은 OECD 국가들의 평균 가격보다도 낮은데, OECD 회원국의 대부분이 산유국, 석유Major 보유국, 그리고 거대 석유제품시장을 가진 유럽국가로서 한국에 비해 우월한 석유공급여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석유제품가격이 낮다는 것은 국내 석유산업이 능률적이며 국내석유시장이 그만큼 경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입니다.

 

참고 : 석유협회, 석유유통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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