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원료 다변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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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화학이 사라진 모습 :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

  “어느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벽에 벽지가 사라지고 나무만 보인다. 방바닥을 밟고 일어서니 장판은 없고 시멘트 맨바닥만 밟힌다. 거실로 나가 TV를 쳐다보니 브라운관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TV속 전선들도 구리선만 남아 있어 잘못 만졌다간 감전되기 딱이다. 집안이 온통 철제와 나무들, 차디찬 시멘트만이 보이는게 너무나 휑하다. 스위치도 사라져 불을 켤 수도 없다. 친구한테 기가 막힌 이 상황을 설명하려고 전화기를 찾았는데 번호버튼과 수화기가 사라진 채 구리선과 전기회로만 보인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일단 밖으로 나가 동태를 살피려고 옷장 문을 열었는데, 더 황당하다. 옷이 다 없어진 것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 홈페이지에 있는 ‘석유화학이 없다면…’ 내용입니다. 석유화학산업을 통해 만들어진 관련 제품은 현대사회에서 의식주만큼 필수재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흔히 원유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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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 : 이미지 출처 / 위키미디어 >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납사(Naphtha)’가 대표적인 석유화학제품 원료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석유화학제품 중 납사를 원료로 생산되는 제품 비중은 약 약 45% 수준이라고 합니다. 국내 석유화학 기초원료 생산의 80%가 납사 기반입니다.

그러나 석유화학산업의 원료로는 원유뿐 아니라 천연가스, 천연가솔린(콘덴세이트), 액화석유가스(LPG), 석탄 등도 쓰이고 있습니다. 특히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는 관련 설비 비중은 국내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세계적으로는 45%에 이릅니다. 액화석유가스(LPG)는 국내 설비의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석유화학산업이 탄소화합물의 탄소 고리를 분해하는 공장을 모체로 하기에 가능합니다. 원유를 정제하면 12% 정도 생산되는 석유제품인 납사는 4~12개의 탄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탄소화합물입니다. 탄소의 개수에 따라 경질납사와 중질납사로 구분하기도 하죠. 이 납사가 납사분해설비(NCC, Naphtha Cracking Center)에 넣어서 에틸렌(탄소 2개), 프로필렌(탄소 3개) 등을 생산하는 게 석유화학 공정의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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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의 또 다른 원료?

▶천연가스
천연가스는 탄소 1개와 수소로 이뤄진 메탄, 탄소 7개 이상으로 이뤄진 탄화수소로 이뤄진 혼합물입니다. 천연가스 성분 중 메탄보다 무거운 성분인 에탄, 프로판, 부탄 등이 석유화학제품 원료로 쓰입니다.

▶천연가솔린
 천연가솔린은 탄소 5개로 이뤄진 펜탄과 그보다 무거운 중질 탄화수소로 구성되어 있고, 액화석유가스는 탄소 3~4개로 이뤄진 탄소화합물입니다.

세계 석유화학산업의 원료 다변화

최근 미국과 중국은 각각 천연가스와 석탄 기반의 관련설비를 늘리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은 셰일가스 열풍이 석유화학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친 셈입니다. 중국은 현재 50% 수준인 원유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석탄의 단순소각에 따른 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석탄화학설비를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_위키피디아

< 천연가스 : 이미지 출처 / 위키미디어 >

미국 천연가스와 중국 석탄을 이용한 화학설비의 장점은 가격경쟁력입니다. 업계 자료를 지난해 상반기 기준 미국 천연가스(북미 셰일가스)는 원유가의 5분의2 수준, 중국 석탄은 3분의2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납사 기반 설비가 대부분인 국내 업계는 실적 개선을 이뤘습니다.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올 6월 1~2주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납사 가격)는 톤(t)당 843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석유화학업체들이 싼 값에 원재료(납사)를 사서 제품(에틸렌)을 만든 뒤 비싼 값에 내다팔고 있다는 뜻입니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해 6월 t당 490달러에서 9월 675달러까지 올랐다가 12월 441달러, 올해 2월 428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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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유업계의 올 1분기 실적전환처럼 석유화학업계의 지금의 호재도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지금의 ‘반짝’ 실적에 만족하지 않고 사업재편과 구조조정, 체질개선에 힘써야만 진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참고 : 연합뉴스, “’원료가격↓ 제품가격↑’ 석유화학업계가 웃는다”. 2015.06.22.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6/19/0200000000AKR20150619135400003.HTML?input=1195m.

 

유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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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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