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뒤, 난방은 어떻게?

갈수록 추워지는 날씨!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가스 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100년 뒤에는 어떤 난방 장치가 있을까요? 똑같이 지하 자원을 이용할까요?

김진우 SF작가와 만나는 미래, 지금 바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세요!

성냥팔이 소녀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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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 사세요. 성냥…….”

어두워지고 추워졌지만 성냥팔이 소녀는 집으로 갈 수 없었어요. 성냥을 다 못 팔면 아버지한테 혼나거든요. 얼마 후 몸이 꽁꽁 언 소녀는 웅크리고 앉은 채 성냥을 켰어요. 한 개비, 두 개비……. 몽롱한 불빛 속에서 온갖 먹을 게 보였어요. 돌아가신 할머니도….

추위에 소녀가 죽어갔지만 수많은 행인들은 ‘누군가 도와줄 거야.’하면서 모두 그냥 지나쳤어요. 결국 소녀는 싸늘한 주검이 됐죠. 그런데 다행히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먼 훗날 다시 태어나게 됐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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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년 후 지구는 영화 ‘설국열차’에서처럼 빙하기를 맞고 있었죠. 서기 2115년 어느 날, 장래에 건축가가 되려는 꿈을 가진 한 소녀가 등산 중이었어요. 산을 무척 좋아하는 소녀는 자신의 애완견 콜라와 함께 신나게 언덕을 올랐죠. 그런데 맑았던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끼면서 눈보라가 쳤어요. 소녀는 부랴부랴 하산했죠. 그런데 서두르다가 소녀는 그만 계곡에서 굴러 떨어졌고 다리를 다쳐 꼼짝할 수 없게 됐어요.그 와중에 핸드폰까지 분실한 소녀는 살려달라고 외쳤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얼마 후 어둠과 함께 혹독한 추위가 찾아왔죠. 소녀는 배낭에서 비상용 성냥을 꺼내 켰어요. 한 개비, 두 개비……. “콜라, 우리 이제 저세상으로 가나 봐.”

그때 소녀의 머릿속에 전생의 기억이 생생히 떠올랐어요. 추운 거리, 무심한 행인들, 환한 성냥 불, 할머니 모습……. ‘또 얼어 죽을 순 없어!’ 소녀는 그렇게 외치고 죽을힘을 다해 아픈 다리를 질질 끌며 하산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몇 시간 뒤 다행히 어떤 등산객에 의해 구조됐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쫓아오던 콜라는 실종됐고 나중에 눈 속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어요. 소녀는 얼어 죽은 콜라를 껴안고 구슬피 울며 외쳤어요. “나 대신 콜라가 죽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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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이 있고 나서 10년 후. 자신의 꿈대로 건축가가 된 소녀는 ‘성냥팔이 소녀의 집’이란 이름의 집짓기 프로그램을 개발했어요. 자신이 원하는 사양을 입력하고 출력 버튼을 누르면 집을 지을 수 있는 블록들이 프린터에서 뽑혀 나오는 프로그램인데, 스스로 집짓기를 즐기는 소비자들한테 아주 큰 인기를 끌었어요. 보온병처럼 기밀성이 우수한 그 ‘성냥팔이 소녀의 집’은 비용도 저렴한데다 외부의 유료 에너지를 전혀 쓰지 않고도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첨단 단열 기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죠. 돈을 많이 벌게 되자 소녀는 가난한 사람들한테 무상으로 집을 지어주는 봉사를 시작했어요. 어느 소비자가 ‘성냥팔이 소녀의 집’을 구성하는 모든 블록마다 적힌 이런 글귀를 발견했죠. ‘누구든 추위 때문에 죽지 않게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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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들 중엔 ‘성냥’이라 불리는 리모컨도 있었어요. 진짜 성냥처럼 생긴 그것의 용도는 태양열 집열판과 땅 속의 온기를 빨아들이는 지하 환기 시스템, 음식물 쓰레기와 인분 등으로 연료를 생산하는 바이오매스 시스템, 차양과 블라인드를 자동 제어하는 스마트 윈도우 시스템 등을 가동하는 것이죠.또 성냥은 입주자의 체온이나 전자제품에서 발생 되는 열을 열전소자 등을 이용해 에너지로 활용하는 시스템도 가동시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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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소녀는 태양광이 좀 더 많이 비치는 곳으로 집이 로봇처럼 스스로 이동하는 무빙 하우스, 플라잉 하우스도 개발했어요. 그 후 세월이 흘러 소녀는 어느덧 할머니가 됐는데, 글쎄 저런… 산행 중 눈보라를 만나 고립되는 사고를 또 다시 당합니다. 그녀는 살아오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추위로부터 지키겠다는 목표를 어느 정도 이뤘기 때문에 더 이상 삶에 연연해하지 않고 죽음을 기다렸죠. 얼마 후 그녀는 늘 품속에 지니고 다니던 성냥을 켰어요. 그러자 불꽃 속에 먼저 가신 할머니가 나타나 말했죠. “그동안 멋지게 살았어. 이제 그만 쉬렴.”

그때 눈보라를 뚫고 누군가 할머니를 향해 힘차게 달려왔어요. 마치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로봇 ‘타스’처럼 보였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로봇이 아니라 집이었어요. ‘콜라’란 이름을 가진 그녀의 커다란 집!

김진우 SF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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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AD 3183년생이란 걸 믿어줄래. 난 시간이동과 음악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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