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를 사로잡은 ‘예능스타’

큰 인기를 누리는 스타 연예인들은 연기든 노래든 각자의 분야에서 대중들을 사로잡은 이들입니다. 그들을 스타로 만들어 준 결정적인 작품들을 갖고 있게 마련이지요. 소위 ‘스타덤’에 오르는 계기 말입니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한류스타 김수현, 이민호가 각기 <해를 품은 달>이나 <꽃보다 남자>와 같은 드라마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현재의 위상은 좀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수 아이유 역시 ‘좋은 날’이라는 노래를 통해 데뷔한 지 2년만에 국민 여동생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엉뚱한, 혹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스타덤에 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예능’이지요. 홍보의 수단으로 예능이 사용된지 오래지만 최근 몇년새 예능은 가장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장르로 부상했습니다. 마니아 팬층에 사랑받던 연예인이 예능을 통해 재발견되며 대중적인 스타로 거듭나기도 하고, ‘한 방’에 무명생활을 접고 대세로 떠오르기도 합니다. 물론 예능에 출연한다고 능사는 아닙니다. 평소 드러내보이지 못했던,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강력한 ‘캐릭터’가 있어야합니다. 이 캐릭터는 SNS와 인터넷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콘텐츠에 목마른 여러 채널과 각종 프로그램들은 이를 놓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살펴봤습니다. 최근 예능을 통해 재발견된 스타들. 우선 떠오르는 인물은 2명입니다. MBC <라디오 스타>를 통해 발견된 가수 강균성과 개그우먼 장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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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MBC 방송캡쳐>

강균성씨는 노을의 멤버입니다. 연예인으로서의 그의 삶은 지난 2월 중순 출연한 <라디오스타> 전과 후로 갈린다고 봐도 크게 틀린 표현은 아닐 것 같습니다. 다른 3명의 출연자들과 함께 했던 이날 방송은 그의 독무대였습니다. 현란한 모창과 표정연기는 하나하나 압권이었고 조심스러운 듯 솔직한 듯 툭툭 털어놓는 말은 한마디 한마디가 독특한 정신세계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눈길을 끌었습니다. 언뜻 보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릴 정도의 조신한 외모, 13년차 가수로서의 내공,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개인사까지 더해지며 그의 독창적인 캐릭터에 대한 관심은 뜨겁게 불타올랐습니다. 왜 그가 이제사 발견됐을까 싶을 정도였지요. 13년간의 담금질은 한방에 폭발했고 그는 이제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에까지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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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MBC 방송캡쳐>

KBS공채 개그맨 출신인 장도연씨는 개그콘서트에 출연할 때만 해도 존재감이 그닥 크지 않았습니다. tvN <코미디 빅리그>로 옮겨온 뒤 ‘썸앤쌈’ 등의 코너를 통해 그의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그에 대한 관심은 개그맨으로서의 자질 보다는 모델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늘씬한 외모에 집중됐습니다. TV 화면을 통해 전해지는 그의 연기는 개그맨답지 않은 외모로 주저없이 망가지는데서 오는 묘한 언밸런스가 눈길을 끄는 정도였지요. 그 역시 지난 3월 초 방송됐던 <라디오스타>가 아마 분수령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몸을 던지고 열정을 불태우는 그의 모습은 뼛속까지 개그맨임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켜줬습니다. 자칫 오버스럽거나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는 상황도 그의 솔직함과 진정성 덕에 시청자들에겐 호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방송과 동시에 그의 이름은 며칠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며 대중들을 열광시켰습니다.

자칫 오버스럽거나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는 상황도 그의 솔직함과 진정성 덕에 시청자들에겐 호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방송과 동시에 그의 이름은 며칠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며 대중들을 열광시켰습니다.

지난해에도 <라디오스타>가 찾아낸 스타가 있었습니다. 바로 배우 라미란과 로봇연기의 대명사 장수원이죠. 젝스키스 출신의 장수원은 2013년 방송됐던 <사랑과 전쟁>에 출연해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출연작을 통해 ‘로봇연기’라는 새로운 유행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어색한 연기를 했고 엄청난 혹평에 시달렸습니다. 심지어 그의 연기를 본따 많은 패러디물이 양산되기도 했죠.

그렇게 소비되는가 싶던 그에게 회생의 발판이 됐던 것도 지난해 4월 방송됐던 <라디오스타>였습니다. 그의 로봇연기는 새롭게 화제가 됐고 그의 연기에는 새로운 캐릭터가 부여됐습니다.

세명

<사진출처 : MBC 방송캡쳐>

싱어송라이터 정재형씨는 2010년 말 방송됐던 MBC<놀러와>를 시작으로 이듬해 <무한도전>까지 연이어 출연하며 그 진가가 드러났습니다. 오랜 기간 프랑스에서 음악공부를 하며 쌓아온 음악적 이력이나 외모, 분위기 등에서 유추됐던 그의 대중적 이미지는 까칠하고 성마른데다 유머감각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습니다. 물론 그의 실제 성격은 까칠하고 성마른 구석도 있습니다만 이 모든 것이 결합된,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독특함은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무기가 됐습니다. 투덜대는듯, 징징대는듯, 도도한 듯하면서 유아적인 감정표현까지 뒤섞인 종잡을 수 없는 그의 모습은 이전에 못보던 새로운 유형의 예능 캐릭터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MBC <나는 가수다>는 박정현, 김범수, 김연우 등 실력파 가수들이 대중적 스타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기여를 했고 <진짜사나이>를 통해 급부상한 걸스데이 혜리나 슈퍼주니어M의 헨리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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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중문화부 차장. 아이돌 편애 쩌는 딴따라 b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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