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을 신발로 나누자 기부의 혁신의 되다, 탐스슈즈

2006년, 아르헨티나를 여행 중이던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가난한 아이들이 맨발로 길거리를 다니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아이들의 발은 유리 조각에 찔리고, 쓰레기에 감염돼 만신창이였죠. 마이코스키가 만약 무심한 성격이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입니다. 따뜻한 마음만 있었다면 기부금을 낼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마이코스키는 전혀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그냥 돈을 주는 것으론 부족하다. 이들에게 계속해서 신발을 줄 수 있는 사업을 벌여보자’라고 마이코스키는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만든 브랜드가 ‘내일을 위한 신발’(Shoes for Tomorrow)’, 즉 탐스 슈즈(TOMS Shoe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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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아이디어는 무척 단순했습니다.

고객이 신발을 한 켤레 사면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신발 한 켤레를 주겠다는 ‘ONE for ONE’ 전략이었죠. 사업을 해본 적 없는 젊은 마이코스키는 그저 ‘진정성’ 하나만 갖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신발 디자인은 아르헨티나의 전통 신발 알파르가타를 모티브로 했는데, 캔버스 천으로 발을 감싸는 알파르가타는 신발 시장의 기준으로 봤을 때 어이없을 만큼 단순했습니다. 작은 신발 공장을 찾아 제작했으며, 주변 친구들에게 탐스슈즈를 홍보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첫 목표는 단 200켤레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탐스슈즈는 ‘대박’이 났습니다. 출시 이듬해까지 6만 켤레가 판매됐으며, 매년 판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2013년엔 판매량이 누적 1,000만 켤레를 넘겼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탐스슈즈가 그냥 선량한 제품이 아닌 ‘멋쟁이라면 누구나 한 켤레쯤 가지고 있어야 할 세련된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입니다. 기술도 자본도 없었던 이 조그만 신발 브랜드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탐스슈즈가 소비자의 욕망과 이타심을 동시에 해결해주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물건을 살 때 여러 생각을 합니다. 이 물건이 내게 필요한가는 기본이고, 그것을 사용할 때 내가 어떤 사람처럼 보이는지, 정체성에 관한 욕구도 있습니다. 높은 가격임에도 아이폰이나 명품 가방을 사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그런 면에서 탐스슈즈의 포지션은 탁월했습니다. 합리적 가격, 전혀 다른 디자인, 전 세계 어딘가의 어린이를 돕는다는 것. 탐스슈즈를 신는다는 건 자신이 선량한 사람이라는 것과 똑같은 일이었습니다.

특히 ‘ONE for ONE’ 이란 직관적인 전략은 나눔의 가치를 고객에게 더욱 구체적으로 전딜해주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직접 신발을 전달하는 ‘슈 드롭(shoe drop)’ 행사는 마치 휴먼 다큐멘터리처럼 보입니다. 맨발로 불쌍하게 앉아 있는 아이들에게 신발을 잔뜩 껴안은 탐스슈즈 직원들이 찾아가 하나하나 신발을 신겨주면, 새 신발을 선물 받은 아이들이 환하게 웃음 지으며 뛰어 나갑니다.

탐스슈즈의 성공에는 또 하나 탐스슈즈 지지자들의 역할도 컸습니다. 탐스슈즈의 가치와 나누는방식에 환호한 지지자들은 스스로 제품을 자랑하고, 홍보하며 탐스슈즈를 널리 알렸습니다. 독특한 디자인에 주목한 누군가 가 “이거 무슨 신발이야?” 물으면 지지자들은 탐스슈즈의 역사부터 의의까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죠. 더 나아가 자기 나라의 언론인들에게도 이렇게 좋은 브랜드가 있다며 열심히 알려댔습니다. 별다른 홍보 비용도 없이 브랜드가 순식간에 알려진 건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탐스슈즈는 신발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안경을 구매하면 저개발국 서민의 시력 회복을 돕는 탐스 아이웨어, 커피를 사면 물부족 국가의 빈민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탐스로스팅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기업을 단순히 제품 만드는 곳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봅니다. 착한 기업 혹은 나쁜 기업, 그래서 기업들은 사회적 역할을 다한다는 평판을 얻기 위해 수익의 일부를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탐스슈즈에겐 나눔이 기업의 존립 이유인 동시에 경영 전략이었습니다. 나눔의 진실성을 최대한 보여줌으로써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신발을 팔아, 다시 더 큰 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습니다. 나눔을 그저 시혜 정도로 생각하는 많은 이들에게 탐스슈즈는 나눔의 가치가 혁신의 강력한 동기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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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팩트를 세계의 임팩트로, 에너지·화학의 큰 그림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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