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돌아보는 ‘맘충’ 논란

맘충논란이란?

요즘 ‘노 키즈 존(No Kids Zone)’을 선언한 음식점과 카페 등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이 시끄럽게 장난치거나 뛰어다녀 손님들이 불편을 호소해서라지요. 아이들이 주변에 민폐를 끼쳐도 ‘애들이 다 그렇지~’라며 그대로 놔두는 엄마들을 일컫는 ‘맘충(mom+벌레)’이라는 신조어까지 나타났다고 합니다. 애 키우고 교육시키는 게 얼마나 힘들고 소중한 일인데, 일부의 잘못으로 벌레 소리까지 들어야 한다니 대다수 엄마들로서는 복장이 터질 노릇이겠죠.

노키즈존

역사로 돌아보는 맘충 논란’, 조선시대 어머니는 어땠을까?

조선시대에도 자식 교육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교육을 가리켜 ‘백년 농사’, *‘백년지대계’라고 했을 정도니 말이죠. 자식농사 잘 지은 어머니로는 신사임당이 유명하지만, 그보다는 덜 유명하지만 송씨 부인이란 사람도 살펴볼 만 합니다.
*부가 설명 :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란 먼 장래를 내다보고 세우는 계획을 말함.

연산군~선조 대 사람인 송씨는 훗날 영의정을 지낸 송질의 셋째 딸로 원래 *성정이 강하고 질투도 심했다고 합니다. 신혼 시절 남편인 홍언필이 여종 손목을 잡자, 이튿날 밥상에 그 여종 손목을 잘라 올렸을 정도로 말이죠. 이 일로 남편으로부터 소박을 맞아 몇 년 동안 독수공방을 하며, 시대가 요구하던 현모양처로 변했다고 합니다.
*부가 설명 : 성정이란 성질과 심정, 또는 타고난 본성을 말함.

그런 그녀의 뒷바라지 덕인지 과거에 두 번이나 급제했던 남편 홍언필은 대사헌을 여섯번이나 지내고 인종 때 영의정에 오릅니다.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외아들 홍섬도 이조판서, 대제학 등을 거쳐 영의정을 세 차례나 지냈다고 합니다.

영의정은 조선시대에 벼슬아치가 오를 수 있는 최고위 관직으로,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였습니다. 아무리 명문대가라도 수백 년에 한번 내기도 힘든 자리인데, 영의정 아버지에, 영의정 남편에, 영의정 아들을 둔 이는 조선시대를 통틀어 송씨 부인이 유일합니다.

영의정_위키미디어_

<조선시대 영의정의 모습 / 이미지 출처 : 위키미디어>

맘충’ 논란과 대비되는 역사 속 현모양처, ‘송씨 부인’

아버지 송질은 몰라도, 남편과 아들의 성공과 출세에 그녀의 공이 어느 정도 있을 것입니다. 내조와 교육으로 말이죠. 그녀가 어떻게 아들 훈육을 시켰는지 자세한 기록은 없지만, 몇가지 일화는 전해집니다.

명종이 크게 앓아 아들 홍섬이 며칠 동안 집에 들어오지 못하고 궁에서 머물러야 했답니다. 하루는 짬을 내어 어머니께 문안인사를 여쭈러 왔는데, 송씨부인이 크게 반기더랍니다. “상감 병이 벌써 낳아 다행이구나”라면서, 말이죠. 이에 홍섬이 “아직 차도가 없으신데 잠시 짬을 내어 어머니께 인사 드리러 온 것입니다”라고 하자, 송씨 부인은 크게 화를 냈다고 합니다. 임금이 위중하거늘 대신이 돼 사사로운 관계를 우선하는 어리석음을 탓하면서 말이죠.

지금에야 이해하기 어려운 면도 있지만, 왕조시대 가치관에 비춰보면 *’선공후사’하는 이런 자세야말로 남들로부터 칭송 받고 출세하는데 필요한, 현명한 지적이었습니다. 그런 지도 덕인지 아들 홍섬은 근검하고 청빈한 태도를 평생 유지했고, 되레 그 덕에 부귀영화를 누리며 장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부가설명 : 선공후사란 사사로운 일이나 이익보다는 공익을 앞세움을 뜻함.

맘충’ 논란을 다시 돌아보며

사람은 누구나 욕망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기적인 욕망을 그대로 두면 남에게 피해를 끼치고 결국 본인 스스로에게도 화가 미치게 됩니다. 그래서 사회생활에서는 절제란 게 중요하고, 현명한 사람일수록 욕망의 절제를 잘 하는 법이죠.

마지막

또 훌륭한 부모일수록 자식에게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수준의 절제가 필요함을 가르치겠죠. 그런 면에서 요즘 일부 엄마들의 ‘내자식 과보호’는 아쉬움이 큽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를 싸잡아 ‘맘충’이란 말로 비난하는 것은 너무한 것 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엄마의 자식 일 텐데, 엄마라는 이름에 ‘벌레’라는 호칭을 더하다니… 진심으로 유감입니다.

이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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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전공하고 ‘언론’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역사’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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