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쓰레기는 어떻게 치울까?

우주쓰레기, 앞에서 우주선과 인공위성의 진로를 방해하는 똥차?

쓰레기 치우는 데에도 우주선 조종사 자격증이 필요하다면 믿어지는가? 2002년 일본의 SF상인 성운상을 받은 유키무라 마코토의 만화 <프라네테스 プラネテス>에는 지구 상공에 흩어져 있는 우주 쓰레기들을 치우는 전문직업인이 등장한다. 2070년대의 근미래를 무대로 이 만화는 우주개발이 많이 진행되다 보니 그 동안 노후 되었거나 용도 폐기되어 원래 위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인공위성들과 그것들이 충돌하며 생겨난 자잘한 잔해들이 지구 저궤도(고도 2,000km 이하)에 널려 있다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실제로 이제까지 인류가 우주에 쏘아올린 인공위성들의 수효는 1957년 스푸트니크 1호가 첫 주자로 나선 이래 지금까지 약 6,000여 개 이상에 달한다.)

얼핏 우리 생각에 지구 밖 우주는 광대한 공간이라서 우주선의 조각들이 아무리 널려 있다 한들 별 문제 없을 성 싶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파편들이 유독 저궤도에 몰려 있는데다 설사 아주 작은 파편이라 해도 워낙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탓에 새로운 로켓이 우주로 날아오르다 부딪칠 경우 치명적인 파국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아직 드물긴 하나 실제로 이런 일이 이미 일어난 적도 있다. 1996년 프랑스 위성인 세리즈(Cerise)가 아리안 로켓 부스러기에 부딪혀 운영이 중단된 사례에서 보듯이 말이다. 인공위성끼리의 충돌은 우주 쓰레기를 미세입자로 잘게 쪼개 온 사방으로 퍼뜨린다는 점에서 특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어이없게도 이러한 사건은 사고가 아니라 때로 일부러 연출되기도 한다. 예컨대 2009년 미국의 이리듐33이 러시아의 코스모스2251과 충돌한 사건은 뜻하지 않은 사고였다지만, 2007년 중국이 자국의 기상 위성을 탄도미사일로 파괴한 실험은 의도적인 것이었다. 당연히 당시 중국의 실험은 대량의 우주쓰레기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냈기에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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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독자들도 알았으리라, 우주 쓰레기가 단지 만화 속의 흥미로운 설정에 그치지 않고 이미 이 시대의 우주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골칫거리들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이러한 상황 탓에 ‘케슬러(Kessler) 증후군’까지 거론하는 이도 있다. 이 증후군은 우주에 쏘아올린 인공물체가 기존의 우주쓰레기와 충돌하면서 더 많은 쓰레기를 양산하고 이렇게 늘어난 쓰레기는 또 다시 지구 상공에 올라온 새로운 발사체와 부딪치며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낼까 봐 걱정하는 심리를 일컫는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면 궁극에 가서는 인공위성의 운영은 물론이고 로켓의 발사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그렇다면 대체 얼마나 많은 우주 쓰레기가 지구 상공을 떠돌고 있길래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일까? 우주 쓰레기는 1cm 이하의 크기라 해도 운동량이 많으면 얼마든지 선체에 구멍을 낼 수 있어서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위협요인이다. 더구나 섬유질의 우주복을 입은 인간이 그러한 파편과 충돌한다고 생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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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우주공간을 탐지기로 뒤져가며 아주 미세한 파편들의 수효까지 일일이 헤아리기란 불가항력에 가깝다는 점이다. 다만 총중량으로 어림잡아 약 6천 톤에 육박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있을 뿐이다. 이미 십년 전 자료(2004년 1월)에 따르면, 지상관제시스템에서 추적이 가능한 물체들 가운데 작동불능 상태의 인공위성이 1,829개이고 6,276개는 정상적인 형태를 갖추지 못한 우주 쓰레기로 추정되었다. 이보다 훨씬 더 크기가 작은 파편들의 수효는 솔직히 어림잡아 추정할 수밖에 없다. 지름 10cm 이상은 그나마 추적이 가능하다는데 약 22,000개로 추산되며, 1cm ~ 10cm 사이는 약 60만 개, 지름 1cm 이하는 무려 수백만 개로 추산할 따름이다.

더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앞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우주 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려 73% 가량이 고도 800~1,000km 사이의 저궤도 상공에 주로 몰려 있다는 점이다. 우주개발이 각국마다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포기할 수 없는 미래 산업동력의 주요한 일부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주개발에 나서는 나라들이 이 문제를 계속 나 몰라라 하다가는 우주 쓰레기는 늘어만 갈 것이고 정말 케슬러 증후군이 설득력을 얻는 순간이 찾아올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만화에서처럼 우주공간을 떠돌며 위험요인으로 지목되는 쓰레기 잡동사니들을 수거하기 위해 우주선을 타고 가까이 다가가서 일일이 수작업 하는 전문가들(& 관련산업)이 출현하는 것은 시간문제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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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걸리적댄다고 섣불리 레이저나 폭탄을 사용했다가는 우주 쓰레기를 더욱 미세한 조각들로 쪼개 사방팔방으로 흩뿌리는 결과를 낳을 테고, 그 결과 저궤도 우주는 이곳을 지나는 로켓과 우주선들에 더욱 위험한 공간이 되어버릴 것이다. 우주여행이 보편화되는 근미래에 영화 <2001년 우주 오디세이>에서처럼 스페이스셔틀에 스튜디어스가 함께 상주하며 음식과 차를 서비스하는 날이 온다면,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우주선들이 안전하게 지구 외곽을 드나들 수 있도록 요주의 쓰레기들을 탐지해서 수거하는 전문가들이 활동하지 말란 법도 없다.

오늘날 우주 쓰레기 문제에 대해 지구촌은 어떤 대안을 갖고 있을까? 특히 최근 우주개발 분야에 의욕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 분야에 얼마나 관심을 쏟고 있을까? 해외의 경우 민간차원의 비영리기구인 SDA(Space Data Association)와 미국 국방부 산하 합동우주작전국(Joint Space Operations Center) 같은 곳들에서 인공위성들의 상호충돌 방지는 물론이고 우주쓰레기와 충돌하지 않도록 그러한 위험수준을 분석하여 사전에 회피할 수 있는 자료를 서비스하고 있다. 한국형 발사체와 인공위성 등의 개발을 위해 작년보다 21% 많은 6천187억원을 투입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15년부터 ‘우주위험 대책본부’가 구성되어 소행성 충돌과 저궤도 상공의 우주쓰레기 같은, 우주공간으로부터 초래되는 위험유발 요인들에 대해 처음으로 본격적인 대비체계가 마련될 예정이라 한다.

조만간 우주선 대신 우주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상에서 우주정거장(ISS)까지 인력과 화물을 수송하게 되면 우주 쓰레기는 더욱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그때에는 우주 쓰레기 수거요원들이 엘리베이터의 저궤도 축 주변에 상주하며 행여 들이닥칠지 모르는 파편들을 감시해야 할지도 모른다. 우주 쓰레기 문제는 한 마디로 제 얼굴에 침 뱉기나 마찬가지다. 인류가 우주를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는 한, 그래서 우주선들이 지구와 우주를 뻔질나게 드나들어야 하는 한 우주 쓰레기는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가 소중히 아껴야 할 자연이 지구상의 대지와 바다만이 아님을 뜻한다. 함부로 자연을 황폐하게 만들면 우리가 거기서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숨조차 쉬기 어려워질 수 있다. 지구 바깥의 궤도 상공도 마찬가지다. 그때그때 아무렇게나 어질러 놓으면 나중에 가서 사고방지를 위해 별도의 시설과 인력을 하늘 높이 쏘아 올리느라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보고 나는 평범한 갈매기들과 달리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처럼 한 차원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혜안이 우주 쓰레기 문제에도 필요한 셈이다.

고장원 SF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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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평론가, 작가, 과천과학관 SF2014 외 다수 과학소설 공모전 심사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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