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협상이 석유 산업에 끼치는 영향

이번 달 초 국제사회에서 가장 큰 일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타결이었습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 5개국과 독일 ‘P5+1’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 핵 문제에 대한 기본합의를 도출했습니다. 이란이 2003년 미국에 양자협상을 제안한 지 12년 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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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협상’ 스위스 현장 / 출처 : 위키피디아>

이번 합의는 이란의 원심분리기 보유와 우라늄 농축 활동을 제한하고, 핵무기 1기 제조를 위한 핵물질을 획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브레이크 아웃 기간’을 기존 2~3개월에서 1년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이번 합의로 미국의 핵 능력이 모두 박탈되는 것은 아닌 셈입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과 미국 공화당 측은 이를 ‘나쁜 합의’라고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빌 번스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이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우리는 완벽한 세상에 살고 있지 않다”며 말한 것처럼 ‘이란의 봄’을 기대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P5+1과 이란 측은 오는 6월말까지 세부 이행안을 포함한 최종 합의를 도출하기로 했습니다. 이 때까지 UN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란 제재도 해제됩니다. 이란은 2006년부터 6개의 안보리 제재 결의로 석유 수출 등을 못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바 있습니다.

이란 핵 협상은 앞으로… 

최종 합의 후 4~12개월 후부터 유럽연합(EU)은 원유 *금수조치(특정국가와 직간접 교역·투자·금융거래 등 모든 부문의 경제교류를 중단하는 조치)와 에너지, 금융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합니다. EU는 대이란 원유 금수조치 이전인 2001년 일일 약 70만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 바 있습니다. 미국도 금융거래 제한 제재 등을 단계적으로 해제합니다.

협상이 타결된 직후 국제석유시장에서는 이란 원유공급 증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제 원유가가 급락세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이후 원유생산량 감소 및 향후 핵협상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로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는 배럴당 55.74달러, 브렌트유 선물가는 63.45달러, 두바이유 현물가는 59.2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P5+1과 이란의 핵협상이 최종합의되고 제재가 해제됐을 때 국제 석유 산업의 시장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이란의 원유공급 증가로 세계 공급과잉 및 유가 하락세가 예상보다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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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하나인 이란의 석유 생산량은 2013년 기준 하루 평균 3558000배럴이었습니다.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무시못할 수준이었지만 20114358000배럴에 비하면 18.3% 감소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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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수출량은 2011년 하루 평균 250만배럴에서 2013110만배럴로 60%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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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핵 협상에 따른 국내 석유산업의 전망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의 오세신 부연구위원은 “(계획대로)핵협상이 최종타결되면 올 하반기 이란의 원유 생산량 회복으로 OPEC의 원유 공급이 하루 80만~100만배럴 증가하면 연말까지 공급과잉으로 인해 국제유가는 추가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이란이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원유를 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어서 원유가 하락이 가속화될 수도 있습니다.

최종 핵협상 타결을 앞두고 미국, 유럽, 중국 등의 석유기업들은 이란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고 합니다. 좋은 가격 조건에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란산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국내 정유사들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차차 늘릴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핵협상 잠정타결 직후 이란 현지를 다녀온 경향신문 남지원 기자의 르포를 소개합니다. 마지막 ‘이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인상적이네요.

기사 링크 :

①[핵 타결 ‘이란의 봄’을 가다 – 테헤란 3신]“핵협상, 완전 타결 시간문제… 관계 복원엔 시간 걸릴 듯”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70209&artid=201504082208285

② 석유로 먹고사는 꽉 막힌 이슬람국가?… 이란에 대한 ‘오해와 진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70209&artid=201504172222385

유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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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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