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바람이 부는 석유업계

저유가로 인한 수익성 저하를 겪고 있는 세계 석유기업들이 줄줄이 예산 줄이기에 나선 가운데 올해 기업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AT커니’는 최근 ‘석유-가스 산업 M&A(Mergers and Acquisitions in Oil and Gas)’에서 저유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석유-가스 분야의 M&A가 큰 폭으로 증가 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6월 배럴당 최고 115달러에 달하던 브렌트유 가격이 현재 50달러 수준으로 하락함에 따라 석유-가스 기업들이 생산마진 감소, 현금 유동성 악화 등을 겪고 있어서 이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 11월까지 집계된 석유 및 가스 산업 내 전체 M&A 거래 금액은 약 4400억달러로 2013년 3400억달러보다 1000억달러 증가했다.

#2 M&A그래프 (1)

리차드 포레스트 AT커니 에너지 분야 글로벌 리드 파트너는 “M&A는 석유 및 가스 기업들이 맞이하고 있는 경영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할 필요가 있는 전략적 대응 방식이다”면서 “향후 6-12개월간 석유 및 가스 산업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새로운 M&A 트렌드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알빈 시 AT커니 파트너도 “최근까지 석유-가스 산업 내 M&A는 업스트림(Upstream : 원유 탐사 및 생산) 영역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향후에는 다운스트림(Downstream : 석유 화학제품 생산) 및 석유 서비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M&A 비중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오일서비스 업체 ‘핼리버튼(Halliburton)’은 지난해 11월 경쟁사 베이커 휴즈(Baker Hughes)를 38억5000만달러에 인수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스페인 렙솔이 캐나다 탈리스만을 83억달러에 인수·합병했다.

 

국내에도 올해 M&A 바람이 불까?

#3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테크윈 지분 32.4%와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 등을 삼성그룹 측으로부터 인수하는 주식인수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이 한화그룹으로 인수되는 작업이 막바지다. ‘제5정유사’ 논란이 있었던 삼성토탈이 올해 석유협회 가입을 다시 신청할지, 과거 주유소 운영 경험이 있던 한화가 본격적으로 삼성토탈을 정유사 반열에 올려놓을지 주목된다.

기존 국내 4개 정유사는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했다. 상호만 여러 차례 바뀌는 등 지분 변동과 경제위기의 여파가 심했다.

1962년 설립된 대한석유공사는 1980년 SK의 전신인 (주)선경이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SK그룹의 계열사가 됐다. 1982년 (주)유공으로 상호가 바뀐 후 1997년 SK(주)로 상호가 바뀌었다. 2007년 지주회사(SK(주))와 사업회사(SK에너지)로 분할된 후 SK에너지는 SK이노베이션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등을 자회사로 하는 사업지주회사가 됐다.

GS칼텍스의 전신은 호남정유였다. 1967년 설립 당시 상호는 호남정유였는데 락희화학공업사와 미국의 칼텍스(Caltex) 석유회사 간 합작투자로 만들어졌다. 1996년 LG칼텍스정유로 이름을 바꾼 뒤 2005년부터 현재의 사명을 유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1976년 쌍용양회와 이란 국영 석유회사 NIOC간 합작 투자로 설립됐다. 한·이 석유는 1980년 쌍용양회가 이란 NIOC 지분 전량을 매입하면서 쌍용정유로 상호를 바꿨다. 1999년 쌍용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쌍용이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2000년부터 지금의 상호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가 최대주주다.

현대오일뱅크는 1964년 극동정유에서 출발했다. 1970년 극동쉘석유로 사명이 바뀌었다가 1977년 다시 극동석유로 돌아왔다. 1968년부터 합작투자에 참여한 로얄 더치 쉘이 철수했기 때문이다. 이후 1984년 미국 게티오일이 합작투자로 진입했고 1988년 상호가 극동정유로 변경되었다. 이후 1993년 현대그룹이 극동정유를 인수하면서 현대정유로 바뀌었고, 2000년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됐다. 2002년 현대오일뱅크로 사명이 바뀌었고 2010년부터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4 정유사 순위 (1)

PIW : 에너지정보제공사 ‘에너지 인텔리전스’사의 주간정보지

유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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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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