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들썩이게 한 ‘토토가’ 집중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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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MBC 방송캡쳐>

‘토토가’.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시작된 90년대 문화 향수가 ‘토토가’를 통해 정점을 찍었습니다. 단순히 향수가 아니라 90년대 문화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시대에 청소년기를 보내며 문화를 누렸던 30, 40대의 추억 되새기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란 이야기지요. 현재의 대중 문화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10대, 20대에게도 90년대의 문화는 상품가치가 있는, 유효한 현재성을 지닌 대상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토요일, 그리고 새해 첫 토요일. 두 주에 걸쳐 방송됐던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는 90년대 문화가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며 현 가요계를 휩쓸게 만들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자체의 놀랄만한 시청률 기록은 말할 것도 없고 소개된 노래들이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라디오를 틀어도 90년대 노래가 나올 정도입니다. 출연했던 가수들에게도 인터뷰 요청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SNS를 보면 많은 분들의 재미있는 증언이 곳곳에 보입니다. 노래방엘 갔더니 방방마다 90년대 노래를 떼창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한해를 꿴 대중문화의 주요한 키워드는 90년대였습니다. 아니 이전에 <건축학 개론>에서 시작된 90년대를 향한 복고 열풍은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등으로 이어졌고 현재의 <토토가>까지 다다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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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MBC 방송캡쳐>

 

지난해 가요계의 주류 무대는 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가수들이 차지했습니다. 이선희, 서태지, 김동률, 유희열을 비롯해 재결성한 god도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이들의 복귀가 그 당시의 팬들 뿐 아니라 10대로까지 팬층을 확장하며 문화적으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음원차트, 음악방송 등을 통해 증명됐습니다.

90년대 문화에 환호하고 이를 갈망하는 원인으로 여러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우선 꼽을 수 있는 원인은 현재 대중문화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동질감입니다. 가요계의 황금기였던 90년대는 현재 일반화돼 있는 다양한 장르가 시도되면서 꽃을 피웠던 시기입니다. <토토가> 무대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 당시 인기를 누렸던 가수들은 발라드, 힙합, 테크노, 댄스 등 다양했습니다. 현재의 K팝이 갖고 있는 음악적·정서적 젖줄은 90년대 가요계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당시 가요에는 현재의 K팝에만 익숙한 소비자들도 받아들이기 쉬운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현재의 대중문화 생산자들이 당시의 대중문화를 활발히 소비했던 주체라는 점에서도 이 유사성은 설명이 됩니다. 주류 가요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양현석 YG대표나 박진영 JYP 대표 등은 90년대 대중문화 생산자이기도 했습니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든 신원호 PD 등도 모두 90년대에 청소년기와 대학시절을 보낸 대중문화 소비자였습니다. 자연히 이같은 생산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문화에 익숙한 현재의 10대와 20대에게 90년대 문화는 단순한 복고가 아닌 새로운 기호로 다가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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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MBC 방송캡쳐>

막막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현실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90년대로 눈을 돌린다는 사회·문화학자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사상 외환위기 전까지 최대의 호황기를 누렸던 그 시절에 대한 동경과 추억의 결과물이라는 것이지요. 미래가 보이지 않아 과거로 눈을 돌리며 위안을 삼는 절망적인 도피인 셈입니다. 사회·문화현상만이 아닌, 슬픈 현실이 짙게 배어 있는 90년대 복고 열풍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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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중문화부 차장. 아이돌 편애 쩌는 딴따라 b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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