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관객돌파 영화가 만든 나비효과

부산 국제시장에 가 본 적이 있으신가요? 영화 <국제시장> 때문에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가 흥행하고 관객 1천만명을 돌파하면서 국제시장을 찾는 인파가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답니다.

KakaoTalk_20150121_173234602<이미지 출처 : CJ엔터테인먼트>

원래 어떤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 특정 촬영 장소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몰리기 마련이지요.
국제시장은 새로 발굴되거나 감춰졌던 곳은 아닙니다. 부산 시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명물이지요. 한때는 전국의 도매상이 몰렸고 못 구하는게 없는 곳으로 명성을 날렸던 때도 있었지만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서 성장하면서 이 시장 상권은 쇠퇴한지 오랩니다.

얼마전 부산 국제시장을 다녀왔습니다. 평소보다 30~40%정도 방문객이 늘어났다는 것이 현지 상인들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덕분에 모처럼 몰려드는 방문객들에 시장은 들뜨고 활기찬 분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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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공구 초입에 있는 ‘꽃분이네’를 향했습니다. 영화 속 덕수의 가게인 ‘꽃분이네’ 말입니다. 가게 앞에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들 때문에 위치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영화속에서 꽃분이네 점포가 있는 자리는 영신상회라는 곳입니다. 영화에서 꽃분이네는 수입잡화를 파는 곳인데 영신상회는 손수건과 양말, 허리띠, 시계 등을 팔고 있는 곳입니다. 이 가게는 영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간판을 꽃분이네로 바꿔 달았습니다.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점포 앞 좌우엔 포토존이 만들어졌습니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통행을 방해하지 말기 바란다는 뜻이 담겨 있겠지만 사람이 몰리면서 어디 그게 쉽나요. 인근 점포들 앞에도 관광객이 줄지어 서서 사진을 찍으려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한편으론 속앓이 하는 상인들도 꽤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이곳에서 만난 상인들은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공구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전에 비해 많이 어려워졌죠. 아무래도 마트나 백화점 같은데보다 불편하니까 사람도 많이 줄었고 경기도 안좋잖아요. 찾는 사람들도 그럭저럭이었는데 구경 오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니까요. 당장 큰 변화는 없겠지만 그래도 장기적으로 시장이 알려지고 상권도 살았으면 좋겠어요.”

 국제시장은 해방 즈음에 형성됐습니다. 일본인들이 철수하면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내놓은 전시물자, 그리고 일본에서 귀국한 동포들이 가져온 물건들이 거래되면서 시장의 틀이 갖춰지기 시작한거지요. 여기에 한국전쟁 피난민들이 자리를 잡았고 미군 군용물자와 부산항으로 밀수되는 상품들이 이곳으로 쏟아지면서 시장은 활기를 띠고 커졌습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국제시장은 대단했습니다. 이곳에서 수십년을 보낸 상인들은 과거의 화려했던 이야기를 꺼내며 얼굴에 화색이 돕니다. 40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국제시장을 통하지 않고는 공구나 자재를 구할 수 없던 시절도 있었다”고 말합니다. 전국에서 도매상들이 물건을 떼기 위해 이곳으로 몰렸고 국제시장이 ‘도떼기 시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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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은 주변에 다른 부산의 명소와도 연결돼 있습니다. 남포동 BIFF 광장, 자갈치시장, 부평동 깡통시장 등이 근처에 있습니다. 이중 특히 재미있는 곳은 부평동 깡통시장입니다. 깡통에 든 수입식품을 팔던데서 유래된 이 시장에는 비빔당면과 어묵, 유부주머니, 돼지국밥 등 부산을 대표하는 먹거리를 비롯해 수입과자까지 갖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가게가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1년여 전에는 야시장도 생겨 새로운 명물로 부상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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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면 야시장이 섭니다. 시장 골목에 줄을 지어 선 노점상에서는 씨앗호떡, 낙지호롱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터키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전통음식을 만들어 팝니다. 웬만한 음식값은 3000원을 넘지 않습니다. 시장은 좁고 오가는 사람은 많아 ‘상행선, 하행선’으로 나뉘어 오가는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혹 국제시장을 방문하실 분이라면 코스를 안내해주는 관광상품도 이용해볼만합니다. 부산관광공사가 얼마전 촬영코스를 포함한 무료투어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코스는 남포동 부산종합관광안내소에서 시작해 남포사거리, BIFF 광장, 먹자골목, 꽃분이네 가게, 부평깡통시장, 용두산 공원 등으로 이어지며 걸어서 2시간 정도 걸립니다. ‘이야기 할배·할매’라는 재미난 이름을 가진 스토리텔링 가이드가 안내도 해 줍니다. 매주 토·일요일 오후 1시에 시작하는데 신청자가 10명 이상이면 평일에도 신청할 수 있다고 합니다. http://bto.or.kr

 

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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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중문화부 차장. 아이돌 편애 쩌는 딴따라 b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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