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SF소설가는?

별을 좋아하던 소년이 과학을 만나
최초의 SF소설가가 되다, 요하네스 케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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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미 항공우주국(NASA)이 태양계 밖에서 한번에 무려 715개의 행성을 무더기로 발견해 큰 화제였는데요. 불과 20년 전만해도 과학자들은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 외에 다른 행성들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사례는 1990년대에 첫 외계행성이 발견된 이래 가장 큰 규모라서 제2의 지구는 물론 외계 생명체를 발견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룬 성과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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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발견을 가능케 한 일등공신이 바로 ‘케플러 우주망원경’인데요.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의 이름을 딴 것으로 NASA가 제2의 지구를 찾기 위한 ‘케플러 계획’의 일환으로 2009년 3월, 로켓에 실어 우주로 발사한 망원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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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중요한 우주 프로젝트에 이름이 붙여질 만큼 천문학 발전에 획을 그은 최초의 천체물리학자이자 최초의 SF소설가인 요하네스 케플러. 1571년 독일의 가난한 집에서 칠삭둥이로 태어난 케플러는 별을 사랑하는 소년이었습니다. 병약하고 눈도 나빠 천문학자로선 불리한 조건이었지만, 여섯 살에 대혜성을 목격하고 아홉 살 때 월식을 관찰할 만큼 그에게 별은 삶의 전부였습니다.

별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로 케플러는 측정 가능한 물리법칙이 천체들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또 동시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케플러 법칙’을 통해서 과학적 사실로 입증해낸 것도 바로 그인데요. 이런 업적으로 인해 인류사 최초로 천체운동에서 신비주의가 배제되었고, 케플러는 동시대의 갈릴레이와 함께 천재 과학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케플러는 최초의 SF소설가이기도 한데요. 별에 대한 애정으로 그가 쓴 솜니움(Somnium: 꿈)이라는 제목의 소설은 당대의 유명한 천문학자인 티코 브라헤의 제자가 악마를 소환해 달을 여행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악마를 이용해 지구에서 달까지 간다는 설정은 판타지 같지만, ‘성층권에 들어서면 혹독한 추위가 닥치고 호흡할 공기가 없어진다’고 쓸 만큼 과학적인 묘사에 충실한 SF소설이었는데요.

달 표면의 거대한 분화구는 달나라 사람들이 도시를 건설한 결과 생겨난 작품이라거나, 달은 지구에 비해 낮이 길고 표면이 뜨거워서 달나라 사람들이 지구인보다 몸이 크고 강인할 거라는 추론은 당시로선 무척 기발하고 대범한 상상이었습니다. 당시 기독교 논리에 배치되는 소설 내용 때문에 어머니가 마녀재판에 끌려가 투옥되는 곤욕을 겪기도 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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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철학, 종교의 구분이 모호했던 중세 암흑의 시대에 케플러는 위험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별에 대한 열정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약 400년, 외계 생명체에 대해 누구나 자유롭게 얘기하고 상상할 수 있는 시대가 왔고, 그의 이름을 딴 케플러 망원경이 외계행성 715개를 새롭게 찾아낸 거죠.

어쩌면 혁신은 이렇게 무언가를 끊임없이 사랑하는 마음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요?
김성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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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글쓰며 여행하는 구성작가 ,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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