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국제영화제 개막, 우리나라의 위치는?

칸 5<포스터 / 출처: 칸 국제영화제 공식 페이스북( Festival de Cannes – Page Officielle)>

세계 영화계의 축제, 최고의 영화제로 꼽히는 칸 국제영화제가 막을 올렸습니다. 프랑스 칸에서 현지시간으로 13일 시작된 이 영화제는 올해로 68회째를 맞습니다. 12일간 이어지는 영화제 기간 동안 세계 영화 팬들의 눈과 귀는 칸으로 쏠릴 것 같네요. 한동안 이 영화제 경쟁부문에 한국영화들이 진출했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는데 최근 몇 년간은 아쉽게도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네요. 그래도 비경쟁 부문에는 4편의 한국영화가 초청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올해의 칸 국제영화제를 살펴보겠습니다.

■칸 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

세계 영화의 경향과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칸 영화제의 공식적인 경쟁 부문이지요. 황금종려상은 이 부문에서 최고로 꼽힌 작품이 받는 상입니다. 참가 작품은 모두 19편입니다. 우선 아시아권 영화로는 중국, 대만, 일본에서 나서는 3개 작품이 있습니다. 중국 지아장커의 <산허구런>, 대만 허우샤오셴의 <섭은낭>, 일본 고레다 히로카즈의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입니다.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감독들이지요. 중국 6세대 영화감독을 대표하는 지아장커의 <산허구런>에는 그의 아내 자오타오가 출연합니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오가는 독특한 연출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는 2013년 <천주정>으로 이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고 베니스 영화제에서도 2006년 황금사자상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감독입니다. 참고로 중국 6세대 영화감독이라고 하면 80년대 중후반에 북경영화학교를 졸업하고 90년대에 영화계에 등장한 감독층을 일컫는 말입니다. 주로 60~70년대에 출생해 문화대혁명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개혁·개방시기에 성장기를 보낸 세대들이지요. 대만 뉴웨이브 운동의 기수로 꼽히는 허우샤오셴의 <섭은낭>은 당나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무협사극입니다. 수치와 장첸이 출연합니다. 허우샤오셴 역시 <비정성시>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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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섭은낭’ / 출처: 칸 국제영화제 공식 페이스북( Festival de Cannes – Page Officielle)>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만화가 요시다 아키미의 동명원작을 바탕으로, 바닷가 마을에 사는 자매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중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등은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상영됐던 흥행작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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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씨 오프 트리’ / 출처: 칸 국제영화제 공식 페이스북( Festival de Cannes – Page Officielle)>

미국영화로는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씨 오브 트리>가 주목할 만합니다.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한 남자가 삶을 끝내기 위해 일본의 자살 숲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그를 막아서는 일본 남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지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매튜 매커너히가 출연합니다. 구스 반 산트는 2003년 칸 영화제에서 <엘리펀트>로 황금종려상과 감독상을 모두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가장 출품작이 많은 유럽권에서는 난니 모레티의 <내 어머니>가 눈에 확 띄네요. 로베르토 베니니, 지아니 아메리오와 함께 이탈리아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꼽히는 그는 1994년 이 영화제에서 <두번째 시간>으로 감독상을, 2001년 <아들의 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2012년에는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국제영화제 밟는 한국영화

앞서 말했듯 한국영화는 공식 장편 경쟁 진출작이 없습니다. 2012년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와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이 진출한 것을 마지막으로 3년 연속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대신 비경쟁작 부문에 4편이 선정됐습니다. 새로운 영화의 경향을 소개하는 ‘주목할만한 시선’에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신수원 감독의 <마돈나>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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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돈나’ / 출처 : 네이버영화>

<무뢰한>은 전도연과 김남길이 주연하는 멜로 영화로, 형사와 살인자의 여자 사이의 사랑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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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뢰한’ / 출처 : CGV아트하우스 제공>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전도연은 지난해 심사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그가 출연했던 <하녀>는 2010년 경쟁부문에 출품됐지요. 또 대중성 있는 영화들이 상영되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는 고아성과 박성웅이 주연을 맡은 <오피스>가, 비공식 부문인 ‘감독 주간’에는 김혜수, 김고은 주연의 <차이나타운>이 초대됐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비공식 부문은 공식적으로 칸영화제에 속하는 것은 아닙니다. 68혁명 당시 젊은 영화인들이 비경쟁, 검열로부터의 자유, 외교적 문제로부터의 자유 등을 내걸고 작가주의 감독들의 영화를 지지하기 위해 만들 부문인데 현재는 통상적으로 칸영화제 범주에 묶여 인식되고 있습니다. 비평가주간 역시 비슷하고요.

지금까지 칸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한국 영화들은 뭐가 있을까요. 2000년 임권택감독의 <춘향뎐>,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 김기덕 감독의 <숨>, 2009년 박찬욱 감독의 <박쥐>, 2010년 임상수 감독의 <하녀>, 이창동 감독의 <시>, 2012년 <다른 나라에서>와 <돈의 맛> 등입니다.

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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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중문화부 차장. 아이돌 편애 쩌는 딴따라 b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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