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에너지의 미래는?

 

태양 에너지의 미래는?

 

 

 

태양에너지의 미래가 실업자를 양산한다?

우리는 그 동안 태양 에너지의 미래에 꾸준히 기대를 걸어왔다. 어마어마한 빛과 열을 발산하는 태양은 금융에 비유하면 아무리 돈을 찍어내도 결코 파산하지 않는 은행이나 다름없다. 태양의 나이는 어느덧 50억 살. 하지만 앞으로도 그 만큼 더 살 수 있다. 그 정도면 인류에게는 영원이나 진배없으니 불과 수십 년 남겨두고 초읽기에 들어간 화석연료와 같은 시한부 운명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관건은 생산효율이다. 태양이 사방으로 뿜어내는 에너지 가운데 지구가 받아들이는 양은 고작해야 20억분의 1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우리의 과학기술이 따르지 못해 대부분은 눈앞에 그냥 흘려버린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태양열 주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볼품없이 자리만 차지하는 태양전지 탓에 집의 미관은 형편없어지기 일쑤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기자동차 역시 차체를 온통 태양전지로 도배하다시피 괴상한 몰골을 하고 있어도 정작 충전효율이 시원치 않아 속도와 가동시간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한시라도 가만있지 못하는 것이 과학기술 아닌가. 태양전지의 효율이 개선되고 빛을 전기로 바꿔 전송하는 기술이 정교해짐에 따라 태양에너지의 실용적인 가치가 점차 올라가는 추세다. 특히 태양에너지 발전소의 최적 장소 가운데 하나가 빛을 아무런 간섭 없이 최대한 축적할 수 있는 우주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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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도 비교적 좋은 후보지지만 대기의 간섭이 있어 우주공간에 비할 바는 못 된다.)
이곳에서 생산된 전력은 다시 극초단파로 바꿔 지상의 가정과 산업시설에 보내면 된다.

최근 일본의 미쓰비시 중공업은 10㎾의 전력을 무선으로 500m 떨어진 곳으로 보내는 실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한편 전기자동차의 경우에는 단 한 번의 배터리 충전으로 500km 이상을 평균 시속 100km/h로 주행하는 전기차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학생들에 의해 개발되어 이 분야의 신기록을 세웠다. 만약 우주의 태양광발전소에서 고출력 전력을 광속으로 지상의 어느 지점에나 보낼 수 있을 만큼 에너지 생산/전송기술이 발전한다면 지구촌 어디서나 전기자동차들은 전기충전소 걱정 없이 도심은 물론이고 사막이건 오지건 마구 돌아다닐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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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오늘날 일상화된 GPS가 이동하는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정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두 가지 기술이 동반성장하다 드디어 하나가 되는 날, 세상은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겪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것은 단지 기존의 재래식 연료 기반 자동차 회사들과 주유소 체인(정유산업) 그리고 심지어는 이제 막 발아단계인 전기충전소 산업의 몰락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뜻하지 않은 그늘이 생길 수 있는 법이다. 자칫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상황이 오지 말란 법도 없다.

그렇다면 태양광 에너지의 24시간 수신으로 연료비가 거의 들지 않고 대량생산으로 보급형 가격대의 전기자동차가 양산되는 날이 온다면 이러한 변화는 단지 기술혁명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삶에 어떤 예기치 못한 영향을 미칠까? (테슬라 전기자동차의 경우에는 현재 판매가가 6~8천만원대 사이지만 2018년경이면 3천만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선뜻 답하기 전에 전기자동차가 자동차업계에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점부터 밝혀둘 필요가 있다. 유가가 오를 때에는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를 포함하여 해외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자동차 개발에 나선 적 있다. 하지만 저유가 시대에는 다시 매력이 떨어졌을 뿐 아니라 여러 이해집단 간의 충돌로 말미암아 미국에서는 1996년 말 GM에서 개발했던 EV1마저 단종 되어버렸다. 이 1세대 전기자동차는 1회 충전에 시속 130km로 160km를 갈 수 있었으니 속도만큼은 요즘 전기 차 기종에 뒤지지 않았고, 뒤에 주행거리가 300km로 늘어나며 갈수록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자 전기자동차의 선풍에 위협을 느낀 정유회사와 자동차 부품생산/수리 업체들이 일제히 불만을 터뜨렸고, 제조사인 GM 또한 자사의 주력품목인 재래식 자동차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한 나머지 멀쩡한 전기 차들을 사막에다 대거 살 처분(?) 해버리고 말았다. 2003년 창업한 테슬라 전기자동차회사 또한 미국사회 내 기득권세력의 마찬가지 반발에 적잖이 애를 먹고 있는 모양이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혁신적인 기술은 늘 기존 시장질서의 비위를 건드렸다. 전자가 후자의 이익을 침해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경우에만 보더라도 20세기 초 포드자동차가 저렴한 가격에 서민과 노동자도 구입할 수 있는 기종을 획기적으로 개발하자, 당시 고가(高價) 자동차 일색이었던 기존 시장에서 강고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던 기득권 세력은 거액의 손배소송을 포함한 온갖 압박을 동원하여 신생 사업체였던 포드자동차회사의 문을 닫게 하려 했다. 새로운 기술혁신이 필연적으로 기성사회에 진통을 가져오는 양상은 오늘날에도 다르지 않다. 테슬라 또한 미국 내 자동차 딜러들과 기존의 자동차회사들 그리고 정유회사들에게 눈의 가시나 다름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딜러 입장에서는 테슬라가 딜러영업망을 거치지 않고 고객과의 직거래로 큰 성공을 거두었으니 못 마땅할 수밖에 없고, 기존의 자동차회사들은 대규모장치산업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관계로 전기자동차회사와의 경쟁력에서 계속해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걱정스럽기 그지없을 것이다. 복잡한 내연기관과 수많은 부품으로 구성된 재래식 자동차를 만들자면 대규모 공장, 수많은 직원들과 협력업체들 그리고 딜러 네트웍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반면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와 모터, 차체 그리고 운영시스템만으로 굴러가므로 생산/판매 방식과 산업구조가 단순하다. 그 결과 테슬라는 시가총액이 세계 최대의 자동차 기업 GM의 1/2이나 되지만 직원 수는 1/30밖에 되지 않는다. 고용효과가 높았던 자동차산업의 이 같은 구조개편은 노동시장에도 대대적인 한파를 몰고 올 것이다. 포드 자동차는 값싼 자동차로 자동차를 생산하는 노동자도 차 주인이 될 수 있게 해주었다, 반면 전기자동차는 대부분의 자동차업계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지 모른다.

2015년 테슬라가 우리나라에도 진출한다는 소식이다. 미국을 포함하여 이미 10여 개 국에 진출했고 2014년 한 해에만 3만5,000대 이상 판매된 테슬라 자동차는 한 번 충전으로 기종에 따라 490~390㎞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 만일 앞서 언급한 미쯔비시 같은 기업들이 우주에서 거저 얻다시피 한 태양빛을 값싼 전기로 바꿔 바로 도로 위의 전기자동차에게 보내주는 기술을 조만간 완성한다면 기존의 자동차시장에 파국이 임박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터이다. 자동차업계에서야 태양광우주발전소의 개발에 시큰둥하겠지만 이 발전소의 값싼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곳은 무궁무진할 테니 시대의 대세를 뒤집기란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전기자동차만으로는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좌우하기에 아직 힘이 부친다. 그러나 조만간 값싸고 효율적인 태양에너지와 한 몸이 된다면 그 여파는 쉽사리 가늠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이쯤 되니 태양과 북풍이 서로 누가 센지 내기하는 옛날 동화가 생각난다. 북풍이 아무리 세게 휘몰아쳐도 사내는 외투자락을 힘껏 끌어당길 뿐이었지만 태양이 사방을 편안하게 데우자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는 외투를 벗어들었다. 이 동화는 태양이 얼마나 강대한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마음만 먹는다면 태양은 언제든 우리를 웃거나 울게 만들 수 있다. 태양 에너지와 전기자동차의 시너지는 자동차업계 전반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실업자들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를 포함한 일부 업계인사들은 웃겠지만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가족의 끼니를 걱정하게 만든다면 우리의 태양은 고마운 동시에 무정한 존재가 되고 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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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그 책임을 태양에게 돌리는 우리가 무책임하고 비겁한 것일까?

고장원 SF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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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평론가, 작가, 과천과학관 SF2014 외 다수 과학소설 공모전 심사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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