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형성의 중요성

팬덤, 그 절대적인 힘에 대하여

요즘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는 가요가 무엇인지 한눈에 알 수 있는 방법은 음원차트를 보는 것입니다. 멜론, 지니, 소리바다, 벅스, 엠넷, 네이버뮤직 등 온라인으로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차트에서는 사람들이 어떤 노래를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기준으론 음악방송이 있지요. 지상파 방송사의 <쇼음악중심> <뮤직뱅크> <인기가요>를 비롯해, 케이블 채널의 <엠 카운트다운> <쇼챔피언> 등 순위 프로그램은 가장 인기 있는 가수의 곡을 발표합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기준에 따라 인기 곡의 순서를 보면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음원차트에서는 발라드, R&B, 힙합, 댄스 등 상당히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10위권에 포진해 있습니다. 멜론의 최근 1주간 순위를 보더라도 아이돌그룹의 곡은 2곡 뿐입니다.

멜론 차트 (1)

<출처 : 멜론 화면 캡처>

반면 음악방송은 대부분 아이돌 중심의 댄스음악 일색입니다. 지난달 말 컴백한 아이돌그룹 엑소의 ‘콜미 베이비’는 이달 들어 주요 음악방송 1위를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음원차트에서는 5~6위권에 머무르는데 말이죠. 음원차트 순위와 음악방송 순위가 다른 길을 가고 있는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인기가요

<출처: sbs 인기가요 방송화면 캡처 >

이는 순위를 집계하는 방식이 달라서입니다. 온라인 음원차트는 다운로드 받은 횟수와 실시간 스트리밍을 토대로 순위를 매깁니다. 하지만 방송 가요프로그램 순위를 매기는 데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들어갑니다. 음원차트의 성적과 앨범판매 성적, 방송횟수, 시청자 투표 등이 포함됩니다. 폭넓은 대중들을 상대로 하는 음원 보다는 충성도 높은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앨범 판매, 투표 등이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요. 자연히 강한 팬덤을 보유한 아이돌 그룹의 순위가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음원과 앨범 판매 실적이 따로 가는 현상을 설명하는데도 적용됩니다.예전만 해도 인기가수들의 앨범이라면 100만장을 넘기는, 밀리언 셀러가 제법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음원을 다운로드 받는 것으로 환경이 바뀌고 난 뒤에는 앨범산업은 거의 고사하다시피 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음악을 다운받아 들으면 되는데 굳이 앨범을 살 이유가 없는 것이죠. 요즘 1만장을 팔았다면 상당히 좋은 성적을 얻은 것으로 평가 받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서 엄청난 앨범 판매량을 자랑하는 앨범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 웬만한 가수들이라면 명함조차 내밀 수 없을 정도의 성적이죠. 앞서 말했듯 음원 차트에서 성적은 5위권을 오갑니다.

그룹 슈퍼주니어는 음원과 앨범 성적 사이의 차이가 더 큽니다. 슈퍼주니어는 지난해 발매한 7집 <마마시타>로 통합차트인 가온차트 앨범 부문 가수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렇지만 음원 성적에선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웬만한 차트 10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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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jYP엔터테인먼트>

쉽게 말해 음원차트에서 높은 성적을 올리는 곡은 대중성이 있는 곡, 앨범 차트는 팬덤이 강한 곡이 강세를 보입니다. 음원차트는 다양한 연령층이 회원으로 가입해 음악을 다운로드한 뒤 감상합니다. 스트리밍으로 불리는 재생기능을 이용해 음악을 한번 들어본 뒤 다운로드 하는 것이지요. 굳이 그 가수의 팬이 아니더라도 보편적인 대중적 정서에 부합하는 곡이라면 다운로드할 확률이 높습니다. 또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가수의 곡도 다운로드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마니악한 취향의 특정 장르 음악이라면, 폭넓은 층에서 소비될 가능성이 낮은 것이지요. 댄스나 일렉트로닉 보다는 발라드가, 강한 팬덤보다는 폭넓은 대중성을 가진 가수의 곡이 음원시장에서 선전합니다. 슈퍼주니어의 ‘마마시타’가 스윙 댄스 스타일로 다소 실험적인 곡이라면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의 ‘광화문에서’는 대중성 높은 발라드입니다. 여기에 <라디오스타> MC로 활동하며 쌓은 인지도 덕에 ‘광화문에서’는 차트에서 오랜 기간 사랑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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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엑소 단체컷/ SM엔터테인먼트>

음원이 음악 컨텐츠에 집중한다면 앨범은 음악 컨텐츠를 듣는 수단이라기 보다는 화보집에 가깝습니다. 특정 가수의 팬 입장에서 소장가치가 있는 다양한 사진이 담긴 MD상품인 셈입니다. 강력한 팬덤일수록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화보집을 소장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만큼 앨범의 판매량은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엑소가 2013년 발표했던 정규 1집 앨범은 100만장을 넘게 팔았습니다. 이는 2001년 김건모와 god 기록 이후 12년만에 처음이었죠. 그래서 이번 엑소의 앨범 판매량이 어떤 기록을 낼지 궁금합니다.

 

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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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중문화부 차장. 아이돌 편애 쩌는 딴따라 b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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