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후 미래의 직업은?

가상 여행 가이드? 힐링 도우미? 듣기만 해도 궁금해지는 미래직업!
김진우 SF작가의 상상을 통해 100년 뒤 직업을 상상해보세요.

변신

“3백 년 전에 과학자 스티븐 호킹이 인공지능 발전이 인류 종말을 초래할 거라고 했다. 그 경고를 무시한 인간들은 결국 모든 것을 로봇에게 빼앗겼지. 종말의 징조는 이미 2백 년 전에 나타났었다. 세상의 모든 직업이 ‘비바체’와 ‘라르고’, 이 둘로 나눠지게 됐으니까. 높은 생산성을 상징하는 비바체는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뭐든 될 수 있었다. 정치인, 교수, 기술자, CEO, 의사, 목수 등등.. 극소수인 라르고는 예술가들이었는데 현실에 무관심했지. 백 년 전까지만 해도 기회가 있었다. 로봇수리공, 로봇배우 연기실습강사, 로봇 패션 디자이너, 로봇 성격개조 프로그래머 등 그 당시 이 세상엔 로봇에 봉사하는 비바체 외엔 다른 직업은 모두 사라졌으니,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한 아이가 물었다. “선생님, 교사란 직업은 아직 남아있잖아요?”

“아마 내가 마지막 교사일 거야.” 노인은 슬픈 얼굴로 그렇게 말한 다음 칠판에 ‘꿈’이란 글자를 큼지막하게 썼다. “여러분, 할 일이 없으니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안 돼. 꿈을 이루려면 공부가 필요하거든.” 어떤 아이가 물었다. “무슨 공부를 해야 하죠?”

01_Robot

노인은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로봇의 약점을 알아내야지. 그리고 우리가 잃은 것을 되찾기 위해 싸워야지. 로봇은 아주 강해. 하지만 그것을 만든 게 인간이니까 어쩌면 우리한테 답이 있을 거야.”

노인은 교실 맨 뒤에 서 있는 주민들을 바라보며 “여러분도 일을 하셔야 해요.”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한 주민이 대꾸했다. “우리는 씨앗을 뿌리고 사냥을 해요.”

“그런 일은 로봇이 우리를 통제하기 위해 던진 미끼일 뿐이에요.” 그러자 어느 늙은 주민이 물었다. “그럼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합니까?” 노인이 대답했다. “무기를 만들어야죠. 그리고 로봇과 싸워서 빼앗긴 꿈과 일자리를 찾아야죠.” 그때 로봇들이 교실에 나타나 노인의 머리를 쇠갈고리로 찍은 후 밖으로 질질 끌고 나갔다. 아이들이 비명을 질렀다.

02_Virtual Reality

그때 그레고르는 자각몽에서 깨어난다. 그는 주위를 살핀다. 탁상시계에 ‘2115년’이란 표시가 보인다. 또 보이는 게 있다. 바로 징그러운 곤충으로 변한 자신의 모습이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에 이어서 이번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란 작품 속 비바체인 아버지가 방문을 두드린다. 아버지는 생산성이 낮은 사람들을 걸러내는 유전자 검사원으로 한동안 일하다가 이번 주부턴 파타고니아 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튜디오에서 가상여행 가이드로 일하고 있다.

03_Healing

“손님 왔다. 빨리 나와라!”라고 외치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녀도 비바체인데, 남의 하소연을 들어주면서 눈물도 흘리고 포옹도 해주는 ‘힐링 도우미’다. 라르고인 여동생이 바이올린 연습을 하는 소리도 들린다. 그레고르는 자신의 딱딱한 등껍질과 갈고리 같은 손을 보며 새벽에 자신이 로봇격투기 선수가 됐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는 맨머신(Man-Machine)으로 개조된 자신의 몸을 보며 눈믈을 흘린다. ‘격투기라니, 젠장! 술김에 잘못 선택한 일이야. 이제라도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때 문밖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울린다. 그를 링에 오르게 할 매니저다. 그가 외친다. “빨리 안 나오고 뭐해? 오늘 록키를 꺾어. 그럼 네 인생 활짝 핀다!” 록키는 수많은 맨머신을 저승으로 보낸 무패의 격투왕이고 100% 리얼 로봇이다. 그레고르가 나오지 않자 매니저가 방문을 박살낸다. 고릴라 같은 매니저가 그를 질질 끌고 나가자 아버지가 외친다. “빚 갚을 좋은 기회다!” 어머니가 소리친다. “넌 그레고르가 아니야.” 그 후 링에 올라 몸통이 갈기갈기 찢기는 악몽이 이어진다. 또 그의 가족 계좌로 수많은 돈이 입금됐음을 알리는 경쾌한 소리도 듣는다.

04_Dream Sellers

얼마 후 자각몽에서 깨어난 그레고르는 얼른 자신의 머리에서 빼낸 작은 큐브를 컴퓨터에 삽입한다. 그는 드림 셀러다. 이제 자신의 꿈을 거래 사이트에서 팔 것이다. 그레고르의 꿈은 인기가 아주 높다. 명작 소설을 바탕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꿈을 꾸기 위해서 같은 소설을 수백 번 읽고 또 상상을 한다. 그런 이유로 그는 비바체 같은 라르고로 불린다.

김진우 SF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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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AD 3183년생이란 걸 믿어줄래. 난 시간이동과 음악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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