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아까운 대중문화 콘텐츠의 재조명

벌써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매년 힘들지 않은 적이 없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고단함과 처연함이 세상을 휘감았던 것 같네요.
그런 세상 속에서 우리를 웃기고 울리며 의지와 힘이 되어준 것은 대중문화 콘텐츠가 아니었을까요. 문화는 시대의 거울이자 당대를 사는 사람들의 욕망의 표현이라고도 하지요.

올해도 수많은 대중문화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대중의 환호를 얻으며 승승장구하는 작품이 있었는가 하면 흙 속에 묻힌 진주 같은 아까운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리해봤습니다.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던, 다시 찾아보면 좋을만한 대중문화 작품들. 물론 제 마음대로 선정했습니다.

2015년 대중문화의 재조명, 영화 편
<스파이 브릿지>

BRIDGE OF SPIES

스필버그 감독과 톰 행크스가 만났던, 그래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었죠. 법정영화와 냉전시대 스파이 영화를 뒤섞어 놓은 듯한 외양을 한 이 작품은 민주주의와 정의의 가치, 그리고 인간에 대한 진정성을 만끽할 수 있게 만듭니다. 특히 과거 회귀와 퇴행으로 점철되고 있는 현재 사회에 대한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소수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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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되기까지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던 작품입니다. 개봉 후에도 상영관 확보 문제로 어려움이 지속됐죠. 용산참사를 모티브로 했다는 이유로 정치색이 덧씌워지며 오해를 받기도 했으나 영화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진실과 정의, 그리고 사람입니다.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사실감과 긴장감을 잘 살린 법정장면은 이 영화의 지향점을 말해줍니다.

<돌연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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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만 본 분들은 이 영화를 황당무계한 판타지로 넘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만 꼭 한번 제대로 곱씹어 볼만합니다. 제약회사의 신약개발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된 청년이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사건을 그렸습니다. 판타지 같고 만화적인 사건을 통해 이 세대 젊은이들의 초상, 처절한 현실을 영리한 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2015년 대중문화의 재조명, 드라마 편
<어셈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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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대한 염증, 무관심의 관성이 만들어 놓은 정치계의 부조리한 상황은 다시금 현실 정치에 대한 염증을 불러일으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분이라면, 혹은 그 조차도 관심 없는 분이라면 이 드라마를 반드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혐오와 희화화의 대상이 된 정치는 사실 우리 생활 전반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공기 같은 존재입니다.

<너를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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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와 사이코패스 법의학자, 경찰이 주요 배역을 맡은 이 드라마는 단순한 수사물로 보일 법도 합니다만 인간의 본성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시선이 깔려 있다는 점이 새롭습니다. 수사물이 주는 장르적 재미와 함께 따뜻한 감성과 울림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 <응답하라 1988>로 관심의 초점이 된 배우 박보검이 드라마 전개의 ‘키맨’입니다. 구미가 확 당기지 않으신가요?

<송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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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의 불의에 맞서는 해고노동자들과 노조의 이야기. 아마 이보다 더 현실적인 드라마가 또 있었을까요. 아마 그래서 시청률 면에선 아쉬운 결과가 나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마는 불편했습니다. “나 역시 저렇게 될 지 모른다”는 실체의 불안감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지요. 생존의 터전이 피폐해지고 ‘헬조선’이니 하는 절망의 신음이 넘치는 현실은 역설적으로 이 드라마를 반드시 봐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015년의 대중문화를 돌아보며
2015년은 킬미힐미, 응답하라 시리즈 등 흥행한 작품들을 돌아보면 사회 전반적으로 힐링과 추억이 대중에게 강하게 어필되었던 한해인 듯 합니다. 그만큼 현실이 힘들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듯 싶습니다. 이제는 대중문화를 통해 위로와 함께 힘든 현실을 마주보고 해결책을 함께 강구하는 문화가 자리잡기를 바랍니다. 2016년에도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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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중문화부 차장. 아이돌 편애 쩌는 딴따라 b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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